대구시의원에 출마한 자유한국당 소속 후보가 석사 학위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 후보는 통상적 절차를 따랐을 뿐이라며 실수한 부분이 있다면 시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바른미래당 대구시당은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대구시의원 제6선거구에 출마한 배지숙(50) 자유한국당 후보가 기존에 발표한 타인의 논문을 그대로 복사해 대학에 제출한 후 석사 학위를 부정 취득한 사실이 확인되었다"고 주장했다.
배지숙 후보가 대구시의원에 재직 중이던 지난 2010년 12월 경북대학교 대학원에 제출해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임윤지당의 성리철학에 나타난 평등 사상' 논문이 2년 전 수도권 소재 한 대학교에서 통과된 제 3자의 박사학위 논문을 통째로 베낀 복사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전해진 바른미래당 대구시당 대변인은 "배지숙 의원이 석사학위를 받기 위해 제출한 그 복사물과 원 논문이 다른 점이라고는 약 200페이지를 80여 페이지로 줄이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바뀔 수밖에 없는 목차와 전체 구성을 설명하는 부분 등 불과 몇 페이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표절이 아니라 부정 학위취득 사건이며 연구업적 도용 사건"이라며 "대구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이 임기중에 이런 대담한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 앞에 말문이 막힌다"고 비판했다.
전 대변인은 "불과 십여 일 전 교육부장관의 석사학위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13명이 장관직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면서 "해당 학교에서 경미하다고 판단을 내린 36년 전의 사안에 대해 당사자의 사퇴를 촉구한 자유한국당이 만약 배지숙 의원의 논문 복제 부정 학위취득 사건 앞에서 침묵한다면 이는 스스로 공당의 지위를 포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논문 표절을 검사하는 '카피킬러'를 통해 배 후보의 논문을 검사한 결과 표절률이 89%로 나타났다. 또 바른미래당이 제시한 논문과 1대1로 대조했을 때는 표절율이 53%에 달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날 오전 경북대학교 윤리감사실에 관련 증거와 함께 신고접수를 하고 표절 조사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배지숙 후보에 대해 후보를 사퇴하고 시민들에게 사죄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배지숙 후보는 "통상적인 절차를 따라서 논문을 썼던 기억이 난다"면서 "하필 선거를 하는 이 시기에 의혹을 제기한 것은 나쁜 의도를 가진 버려야 할 적폐 중의 하나라고 본다"고 말했다.
배 후보는 이어 "엄격한 심사를 받고 참고문헌이라든지 논문을 작성하는 원칙을 다 준수했다"며 "저도 모르는 실수나 빠뜨린 부분이 있다면 다시 검토해 시정할 부분이 있으면 시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대학교는 표절 의혹 제보가 확인된다면 절차에 따라 확인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경북대 관계자는 "오래된 논문이라도 표절 제보가 들어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통해 확인한다"면서 "절차에 따라 확인작업을 거쳐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