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를 앞두고 모두가 합심해야 할 때에 지도부 흠집이나 내는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30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말이다. 그는 "지난 공직생활 36년 간 나는 위기를 회피해 본 일도 없고 변명으로 위기를 대처해본 일도 없다. 언제나 당당하게 원칙과 정도로 위기를 돌파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4선 중진 정우택 의원이 지난 29일 자신을 겨냥해 '백의종군'을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이다. 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6.13 지방선거가 불과 보름 앞으로 다가온 현 시점에서 자유한국당 지도부의 결단을 강력히 촉구한다. 당 지도부는 끝없이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당 지지율과 선거전략 부재의 책임을 지고 환골탈태하여 백의종군의 자세로 헌신할 것을 호소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북관계와 동북아의 정세를 송두리째 뒤바뀔 수 있는 외교안보적 급변상황이 전개되고 있음에도 당 지도부가 설득력 있는 논리와 대안제시 없이 무조건 반대하는 식으로 비쳐짐으로써 국민의 염원에 부응한 당의 미래지향적 좌표설정에도 실패했다"고도 질타했다.
최근 남북정상회담 등을 '위장 쇼'로 규정하고 공세를 펼치고 있는 홍준표 지도부 탓에 민심 역시 떠나고 있다는 얘기였다. 무엇보다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31일)을 이틀 앞두고 홍준표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2선 후퇴를 요구한 것이기도 하다.
이미 홍 대표는 같은 날(29일) "그 사람(정우택 의원)은 충북에서 유일하게 자기 지역의 도의원도 공천 못 한 만큼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면서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즉각 반박한 바 있다.
지방선거 앞두고 당권경쟁 전초전 분석에 '단결' 강조? 이미 "개가 짖어도 기차는 간다"고 일갈했던 홍 대표가 하루 만에 다시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고 메시지를 낸 까닭은 앞서 벌였던 설전을 지방선거 후 당권경쟁을 둘러싼 전초전으로 해석하는 기류 탓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이날 "그런 일(지도부 흠집내기)이 있을 때마다 그걸 잘못이라고 지적하는 사람이 당내에 한 명도 없다는 것은 그만큼 내가 무계파로 당 운영을 하고 있다는 반증"이라며 "지난 1년 간 끊임없이 당 지도부를 흔들어왔지만 나는 괘념치 않았다. 그 속에서도 당을 재건하였고 이제 그 노력의 성과를 국민들에게 심판을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사마의를 생각하면서 한없이 참아야 하는데 바로 반응하는 것은 아직도 내게 열정이 남았다는 증좌일 수도 있다"며 "얼마 남지 않은 지방선거가 선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홍 대표는 6.13 지방선거 목표로 경남·경북·부산·인천·대구·울산 등 6개 광역단체장 승리로 설정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