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페이오 "실질적 회담... 북과 세계, 한반도 비핵화로부터 크게 이득"정상회담 준비에 청신호…'완전 비핵화-체제보장' 정상회담서 담판 예고(뉴욕=연합뉴스) 이귀원 이준서 특파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뉴욕 방문 이틀째를 맞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31일(현지시간) 뉴욕에서 북미 정상회담 개최 준비를 위한 고위급 회담을 가졌다.
이날 회담에서 양측은 그동안 합의를 보지 못한 주요 쟁점의 협상을 놓고 진전을 이룬 것으로 전해져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긍정적 신호가 켜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복심'인 두 사람은 이날 뉴욕 맨해튼 38번가 코린티안 콘도미니엄에 있는 주유엔 미국 차석대사 관저에서 전날 만찬에 이어 본(本)회담을 했다.
회담은 오전 9시 5분께부터 시작해 오전 11시 25분까지 거의 2시간 20분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회담 종료 직후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우리의 지도자 간에 열릴 정상회담을 위한 우선 사항들을 논의했다"면서 "북한 팀과 실질적인 회담을 했다"고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오늘 김영철(부위원장)과 그의 팀들과의 회담에서 좋은 진전이 이뤄졌다"면서 "북한과 세계는 한반도의 비핵화로부터 크게 이득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회담이 잘 진행됐다. 진전을 이뤘다"는 미 국무부 관리의 언급을 전하면서 좋은 진전이 이뤄져 회담이 일찍 종료됐다고 보도했다. 이날 회담은 당초 오전에 이후 잠시 휴식을 한 뒤 오후 1시 30분 정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예정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국의 완전한 비핵화 요구에 대해 북측이 양국 간에 신뢰를 높일 모종의 카드를 제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북미 뉴욕회담이 이미 시작된 시점에 뉴욕회담에 대해 "매우 잘 되고 있다"면서 분위기 깔기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대북 제재를 해제할 수 있는 상황이 오면 매우 기쁠 것이라고도 했다.
김 부위원장은 뉴욕회담을 발판으로 워싱턴DC로 이동,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에게 "그들(북한 대표단)이 금요일(1일) 아마 내가 기대하고 있는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기 위해 워싱턴DC로 올 것"이라면서 "친서에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를 확인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뉴욕회담과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행은 북미 정상회담으로 가는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은 당초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개최가 결정됐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전격 취소 발표로 일정이 크게 흔들린 북미 간 첫 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담판을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담에서 북미 간 판문점 및 싱가포르에서의 접촉을 토대로,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가 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이에 대한 미국의 체제안전 보장 및 경제적 번영 지원 등에 양측이 어느 정도 가닥을 잡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이날 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시 북한에 대한 체제안전 보장과 북한의 경제적 번영 지원 등을 약속하며 북한의 확고한 결단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전날 폼페이오 장관과 김 부위원장 간 만찬이 진행되는 도중 기자들에게 "북한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체제안전 보장을 기꺼이 제공하고 뿐만 아니라 북한이 경제적 번영을 누리도록 기꺼이 도와줄 것"이라면서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가 분명한 비핵화 목표라면서 북한의 행동과 확실한 약속을 원한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은 신속한 일괄타결을,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해법을 주장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신속한 비핵화 로드맵을 전제로 북한의 '단계적' 주장에 일부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취지의 '트럼프식 해법'을 강조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북 비핵화 회담은 북한의 미사일 문제가 포함될 것이라고 언급, 미측이 핵 문제뿐 아니라 미사일 문제도 주요 협상의제로 제기한 것임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북미정상회담이 예정대로 다음 달 12일 열리길 희망하고 있다"면서 "북한과 비핵화 합의를 하기 위해서는 한 번 넘게 회담이 필요할 수 있다"며 정상회담이 2차례 이상 이어질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날 회담에 미측에서는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시 김 위원장 접견에 배석했던 앤드루 김 미 중앙정보국(CIA) 코리아 임무센터(KMC)장과 마크 램버트 국무부 한국과장 등이, 북측에서는 대미외교 주요 실무자인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국장대행과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등이 배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오후 2시 15분(한국시간 6월 1일 오전 3시 15분) 뉴욕 팰리스호텔에서 예정된 기자회견에서 오전에 이뤄진 김 부위원장과의 회담 내용에 대해서도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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