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갈등 해소 위한 위원회 구성 제안도"'노동 존중'을 중요하게 여겼던 아이쿱이 만든 곳이었기에 당연히 노동조합과의 대화 속에서 모든 일이 잘 풀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노동조합과 구례 자연드림파크가 상생을 통해 더 나은 일터를 만들고, 그로 인해 더 나은 구례자연드림파크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를 했다. 하지만 그 기대는 처참히도 밟혀 버렸다."노사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전남 구례 자연드림파크 문제가 해결되기를 바라는 구례지역 농민회 및 사회단체 등이 목소리를 냈다. 구례 지역 노동조합, 사회단체, 정당, 농민회, 여성단체 등으로 구성돼 있는 '구례민주단체연합'은 지난 7일 오전 구례자연드림파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구례군민을 내쫓은 비상식적 괴산 발령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구례민주단체연합은 "지난 2014년 우리나라 최대 소비자협동조합인 아이쿱이 구례에 농공단지를 만든다고 하니 구례군민을 기대 반 걱정 반이었다"면서 "모든 군의 실정이 그렇듯 구례에도 유입되는 인구보다 외부로 빠져나가는 인구가 더 많고 고령화로 젊은 이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구례민주단체연합은 "이이쿱이 구례에 터를 잡고 생산공장을 만들고 여가시설을 만들어서 일자리를 창출해 '청년이 돌아오는 구례'를 만들겠다는 약속이 우리 군민들에게는 너무나 반가운 얘기였고 아이쿱 소비자 협동조합의 유기농, 친환경 제품을 구례에서 만들고 많은 사람들이 구례로 오는 일은 구례군민에게 행복한 일이었다"면서 "하지만 우리의 반가움과 행복이 지금 이곳에서 무너져 버렸다"고 밝혔다.
▲ 구례지역 농민회·사회단체 등 목소리 구례민주단체연합은 "작년 7월 노동자들이 스스로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실현하기 위해 노조를 결성했지만 노동조합에 대한 혐오, 그로 인한 탄압은 상상이상이었다"면서 "노조를 만들자마자 사용자는 황당하게도 노동자들에게 범죄자라는 낙인을 찍었다"고 지적했다.
구례민주단체연합은 "노동자들이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으로 회사의 물품을 횡령했다며 징계하기 시작했다"면서 "모든 징계는 행정관청으로부터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지만 사용자는 멈추지 않고 고소고발했고 경찰도 검찰도 모두 "혐의없다"는 판단을 내렸음에도 노동자들에게 끊임없이 범죄자라는 이름을 덧칠했다"고 전했다.
또 "버젓이 노동조합이 있음에도 노동조합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아웃소싱을 시행했다"면서 "구례자연드림파크 단지를 관리했던 '오가닉클러스터'는 지난 11월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전문성 부족과 서비스 질이 저하된다는 이유로 전문성을 갖춘 업체에게 사업을 넘기겠다고 밝혔다"면서 "미화업무는 서울에 있는 청소용역업체로, 영화관과 체험업무는 '여행업'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기업에게, 식당·카페, 비어락하우스 등은 2018년 2월에 새로 설립한 사업자협동조합으로 넘겨졌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조합 조합원들은 이에 반발, 교섭을 통해 항의했음에도 사용자의 고유권한이기 때문에 노동조합에게 얘기해 줄 이유가 없다는 황당한 이야기만 들었고, 이에 동의하지 않은 노동자들에게 가혹한 처사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구례민주단체연합은 "조합원인 청소노동자 2명에게는 2월11일부터 현재까지 무급휴직을 발령했고 식당, 비어락하우스에서 일했던 노동조합 간부, 조합원 5명에게는 지난 3월부터 대기발령을 명했다"면서 "이것이 협동조합의 가치를 공유하는 구례자연드림파크의 현실이라는 사실에 구례군민들은 상실감을 감출 수 없다"고 밝혔다.
구례민주단체연합는 "급기야 구례에 터를 잡고 구례에서 가족과 살고 있는 5명의 대기발령자를 충북 괴산 냉동창고로의 발령했다"면서 "구례에서 충북 괴산은 왕복 6시간, 500㎞나 떨어진 머나먼 곳으로 이는 구례군민의 삶을 벼랑끝으로 내모는 것으로 명백한 해고 통보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 "500km 떨어진 일터 사실상 해고" 구례민주단체연합은 "구례자연드림파크(오가닉클러스터)는 지난 6월5일 보도자료를 통해 괴산군과 맺은 투자약속 이행 등을 위해 2018년 정기주주총회에서 법인명과 주 사무소를 괴산으로 옮겼다고 밝혔다"면서 "언제든지 괴산군과 체결한 투자약속에 따라 조합원 5명에게 행했던 괴산발령과 같이 구례군민을 버리거나 구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 언제든 괴산자연드림파크의 활성화에 이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든다"고 전했다.
구례민주단체연합은 △노동자들에 대한 괴산 발령 즉각 철회 △구례자연드림파크 노사 갈등관계 해소를 위한 '구례군-구례민주단체연합-구례자연드림파크-노동조합'으로 구성된 위원회 설치 △노동자-생산자-조합원이 수평적 관계에 있는 구례자연드림파크 민주적 운영 △지역과 상생, 청년이 돌아오는 구례, 질좋은 일자리 창출 약속 즉각 이행을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민종덕 구례민주단체연합 대표이자 '지리산사람들' 대표는 "나는 아이쿱 생협이 어떤 과정을 통해 이렇게 성장했는지를 옆에서 쭉 지켜봐온 사람으로 아이쿱 생협이 이렇게 눈부신 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초기 경영진이나 조합원들의 피눈물 나는 헌신과 고난을 비교적 잘 알고 있고 아이쿱 생협이 협동조합 운동을 통해 건강한 먹을거리 공급과 소비자 주권을 진작시켰다는 것도 알고 있으며 아이쿱 생협이 구례자연드림 파크를 조성함으로써 구례 지역 발전에 기여했음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래서 나는 한 때 구례 자연드림 파크를 홍보하는 안내를 하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나 작년 여름 구례 자연드림 파크에 노조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고 사측이 신생노조를 대하는 태도를 조용히 지켜 보았다"면서 "사측의 태도에 너무도 실망스러웠다"고 밝혔다. 민 대표는 "강자인 사측이 약자인 노조를 끊임없이 압박하고 노조를 고사시키기 위해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하는 것 같았으며 이런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기가 괴로워 조용히 안내를 그만뒀다"면서 "당시 내가 조용히 그만 둔 이유는 그래도 아이쿱 생협의 상층부와 인간관계를 고려해서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그만 뒀지만 이후에도 사측은 노조를 적대시하고 노조를 범죄집단처럼 매도하고 노조를 비난하는 현수막을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게시하거나 심지어는 생산자들을 동원해 민주노총 앞에서 시위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 "쫓겨가는 노동자 중엔 이주여성도 있어" 민 대표는 4월22일 노사가 대화를 통해 상호비방을 중지하고 상생하는 길을 찾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을 듣고 쌍수를 들어 환영했고 아이쿱 생협이 노사가 상생하는 모범적인 모델을 기대하며 좋은 소식만을 기대해 왔었는데 양측이 합의한 시점인 5월23일이 지나자마자 사측이 노조를 기만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면서 "구례 아이쿱 4주년 행사에 노조의 대대적인 집회를 무산시키기 위한 사측의 기만 전술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말했다.
민 대표는 "아이쿱 생협이 자연드림 파크를 조성해 놓고 선전하는 것이 지역상생 일자리 창출, 청년이 돌아오는 구례 등이었음에도 이제 와서 지역 주민을 타지로 내쫓는 만행을 서슴없이 저지르고 있다"면서 "사측은 자신들이 정당한 인사권이라고 항변하겠지만 이는 명백한 인권유린으로 구례에 가족과 자리를 잡고 살고 있는 주민을 충북 괴산으로 쫓아보낸 것은 가족 파괴나 마찬가지이며 해고를 시키려는 명분을 만드는 것"이라고 밝혔다.
민 대표는 "괴산으로 내쫓기는 노동자 중에는 이역만리 베트남에서 시집 온 이주 노동자도 있다"면서 "이 노동자한테 가족도 버리고 괴산으로 가라는 말인가? 이 천인공노할 소식에 구례군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구례군민들이 낸 세금으로 지원을 했는데 기껏 구례군민을 타지역으로 내쫓는 것이냐며 혀를 차고 있다"고 전했다.
민 대표는 " 아이쿱 생협은 더이상 갈등을 증폭시키는 노조 탄압을 중지하고 조합원의 괴산발령을 철회하기 바라며 그리고 경영진은 초심으로 돌아가 사람 중심 노동중심을 실천하기 바란다"면서 "비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처럼 자본주의 모순을 극복하기 위한 협동조합과 노동조합이 상생하는 모범적인 모델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사측 "5명, 고용승계 거부해 어쩔 수 없어" 한편 사측인 오가닉클러스터(구, 구례클러스터) 측은 "지난 2월부터 수차례에 걸쳐 급여 등이 보장되는 고용 승계를 내용으로 직원들과 고용승계를 위한 면담을 진행, 노조원 2명을 포함하여 대부분의 직원은 고용승계가 잘 이뤄져서 현재 구례 자연드림파크에서 그대로 기존에 하던 일을 그대로 하고 있지만 노조지회장을 포함한 5명은 아무런 이유 없이 이를 거부했으며 3개월째 일도 하지 않으면서 월급만 받고 있는데 부끄러워 할 줄도 모르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사업장 내 발생한 비위사건에 대한 징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서비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협동조합 및 사회적기업간의 협동은 외주화로 매도해왔다"면서 "실제 사업장이 없는 현실에서 고용승계를 거부하고, '무노동 - 유임금'을 당연하다고 하면서, 부당 발령이라 주장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황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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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오마이뉴스 제휴사인 <광주드림>에 실린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