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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에 규칙적인 운동까지 하는데도 통풍에 걸려 고생을 하면서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병을 이겨 보려고 여러 가지 정보를 찾아보고 있습니다. 지난 세 달 동안 공부한 통풍에 관한 여러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려고 합니다.

인터넷에서 '통풍'으로 검색하면 가장 많이 접하게 되는 정보는 통풍에 좋은 음식과 통풍에 나쁜 음식을 비교해서 보여주는 자료들입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통풍 발작이 일어나 병원에 가면 가장 먼저 음식을 가려 먹으라고 일러주기 때문이지 싶습니다. 저 역시 병원에 갈 때마다 맥주를 비롯한 술은 가급적 마시지 말고 퓨린이 많이 든 음식을 피하라는 주의를 들었습니다.

통풍 발작이 일어나거나 피검사에서 요산수치가 높게 나오면 '혹시 술 마시고, 육류나 등푸른 생선을 먹은 것 아니냐?'는 질문을 틀림없이 받게 됩니다. 의사와 한의사는 의견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통풍 환자가 피해야 할 음식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통풍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약물과 식이요법 안내
가장 일반적인 통풍의 원인과 증상 그리고 약물과 식이요법 안내 ⓒ 삼성서울병원

가장 많은 통풍 정보... 좋은 음식 vs 나쁜 음식

통풍을 유발한다고 알려진 퓨린 성분이 많이 든 대표적인 식품은 소고기, 돼지고기 특히 간과 신장, 췌장 부위 그리고 멸치나 꽁치, 청어,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 생선, 대구, 송어, 가리비, 홍합 같은 수산물 그리고 맥주를 포함한 대부분의 술, 과당이 포함된 단 음료를 금하고 있습니다.

통풍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은 쌀, 보리, 밀, 메밀 등 곡류와 감자, 고구마, 커피, (꼭 마셔야 한다면)와인, 달걀과 두부, 우유와 치즈 등 유제품, 연어, 체리, 채소(아마란스, 피망, 민들레, 생강, 케일, 양파, 미역, 시금치, 호박, 토마토, 순무) 비타민C 등 입니다.

하지만 의사마다 통풍의 원인을 다르게 진단하기 때문에 모든 전문가들의 의견이 같지는 않았습니다. 전문가들 중에는 식품이 요산수치를 높이는데 결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견해를 가진 분들도 많았습니다. 요산을 만드는 음식을 많이 섭취하는 것보다 요산 배출이 잘 되지 않는 것이 고요산혈증의 원인으로 진단하는 분들입니다.

원인과 진단은 다양합니다만, 막상 환자가 되어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 발작을 경험하고 나면 통풍을 유발한다는 식품은 피할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발작기가 지나고 통증이 가라앉으면다시 평소의 식욕이 살아나게 됩니다. 저의 경우 원래부터 '채식주의자' 혹은 '가급적 채식주의자'였기 때문에 통풍 식이요법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민간요법... 얼마나 신뢰할 수 있을까?

두 번째로 많이 검색되는 것은 각종 민간 요법과 그 약재들에 관한 정보입니다. "'개다래 열매'를 달여 먹었더니 효과가 있더라, 망개나무 뿌리인 토복령을 달려 먹었더니 효험이 있더라" 하는 정보들이었습니다. 특히 동병상련의 통풍 환자들이 올려 놓은 체험기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런 정보들을 모두 신뢰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다보니 평소 잘 아는 사람들 중에 통풍을 앓고 있는 사람들의 경험담들만 참고하고 있습니다. 저의 경우 가까운 선후배들 중에 통풍을 앓고 있는 분들이 있어 그 경험들은 귀담아 듣고 있습니다. "음식보다 더 민감한 것은 피로누적이더라", "개다래 열매를 달여 물 대신 마셔보라"는 조언들이었습니다.

통풍에 대한 각종 민간요법이 넘쳐나는 것은 일반적으로 병원에서는 '평생 관리해야 하는 병, 치료가 안 되는 병'으로 규정하기 때문입니다. 병원 치료를 받아도 완치가 안되고, 꾸준히 약을 먹어도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병원 치료 외의 다른 방법을 찾아보려는 사람들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먼저 통풍을 앓았던 지인들을 통해 여러가지 민간요법으로 효험을 보았다는 이야기들은 많이 들었습니다만, 완치되었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는 있었다는데, 완치되었다는 사례가 없으니 민간요법에만 매달릴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세 번째로 많이 검색되는 것은 '통풍'을 다룬 신문 기사와 방송 보도들입니다. 제가 아프기 전엔 몰랐는데 여러 언론에서 통풍에 관한 보도를 정말 많이 하였더군요. 그만큼 '통풍' 정보에 관심이 많았다는 것이겠지요.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통풍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통계들이었습니다. 연 평균 10%이상 매년 통풍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기사였는데, 보도에 인용된 것은 주로 2007~2011년 사이의 통계 자료들이었습니다. 

자료 출처를 찾아가보니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자료를 인용하여 보도하였더군요. 인터넷 기사 검색을 해봐도 최근 통계를 인용한 보도는 없어서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보건의료 빅데이터개방 시스템에 접속하여 최신 통계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오마이뉴스에 통풍일기를 연재 한 후에 '나도 통풍을 앓고 있다'는 이야기를 워낙 여러 사람에게 들은 탓에 막연히 '내 예상보다 통풍 환자가 참 많은 것 같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를 확인해보니 놀랍고도 분명한 '사실'이었습니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통풍환자 증가 추이
2007년부터 2017년까지 통풍환자 증가 추이 ⓒ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07~ 2017년 10년 사이 통풍환자 2.4배, 진료비 약 3배 증가

통풍 진료를 받은 환자수는 매년 10% 내외로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2007년 약 16만3천명이었던 통풍 진료 환자는, 2008년 약 18만4천명, 2009년 약 20만1천명, 2010년 약 22만1천명, 2011년 약 24만명으로 5년간 약 7만7천명이 증가(47.5%)하였고, 연평균 증가율은 10.2%였습니다.

최근 자료를 찾아봤더니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2013년 29만2천명, 2014년 30만8천명, 2015년 33만4천명, 2016년 37만2천명, 2017년엔 39만5천명으로 꾸준히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었습니다. 10년 전 2007년에 16만 3천명이었던 환자 수가 10년 사이에 2.4배나 증가한 것입니다.

통풍 진료를 받는 환자수가 증가하는데 비례하여 통풍 진료비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총 진료비는 2007년 158억원, 2008년 177억원, 2009년 200억원, 2010년 227억원, 2011년 247억원으로 5년간 약 89억원이 증가(56.5%)하였고, 연평균 증가율은 11.9%로 나타났습니다.

아울러 2013년에는 311억원, 2014년에는 334원, 2015년에는 372억원, 2016년에는 431억원, 2017년에는 465억원으로 증가하였습니다. 2007년 158억원이었던 통풍 진료비 총액도 10년 사이에 465억원으로 약 3배가까이 증가하였습니다.

2017년 기준 연령별 통풍 환자 통계를 보면, 20대 미만 환자는 1300여명, 20대는 1만9천여명, 30대는 6만3천여명, 40대는 8만5천여명, 50대는 8만8천여명, 60대는 6만5천여명, 70대 3만9천여명, 80세 이상은 1만2천여명이었습니다. 예컨대 30대 이후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성별 통풍 환자 통계는 2017년 기준 남성 환자수 36만3천여명, 여성 환자수는 3만1천여명으로 남성 환자수가 10배 넘게 많았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환자 비율은 10년 전인 2017년과 비교할 때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습니다.

"남성 통풍환자가 많은 것은 여성은 폐경기 이전까지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되는 반면, 남성은 신장에서의 요산 제거능력이 나이가 들수록 감소하기 때문입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아울러 2013 ~ 2017년을 사이의 통계를 살펴보면 통풍 환자의 약 80%는 외래 진료만 받았지만, 매년 약 20%는 입원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할 만큼 증상이 심한 환자가 20%에 이른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른 통풍은 혈액 내에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염이 관절부위에 침착되는 질병이라고 합니다. 
"혈액 내 요산(음식을 섭취한 뒤 인체가 대사하고 남은 것)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요산염(요산이 결정화된 것)이 관절 및 주위 연부조직에 침착되는 질병입니다. 통풍은 나이가 많아질수록, 혈중 요산 농도가 높아질수록 발병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 배설되지 못하고 혈액내에 남게 되는 요산이 많아지기 때문이며, 나이가 많아지면 신장이나 장의 기능이 약화되어 요산을 잘 배설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일반적인 통풍 증상은 아래와 같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통풍은 요산염이 관절에 침착되면 관절의 급성염증을 유발하여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급성 통풍성 관절염을 일으키게 되며, 관절의 변형과 불구가 발생하게 됩니다. 관절의 이상 외에도 다양한 신장질환을 일으킬 수 있고 요산에 의해 콩팥에 돌이 생기는 콩팥돌증(신석증)이 나타나기도 합니다."(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아울러 통풍 예방을 위해서는 다섯 가지 생활 수칙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 하나, 비만이 되지 않도록 정상 체중을 유지합니다. 
▲ 둘, 과도한 운동은 탈수를 유발하고 요산의 생성을 촉진하기 때문에 본인에게 맞는 운동법을 잘 선택해야 합니다. 
▲ 셋, 고단백 위주의 식습관을 피하고 절주 또는 금주를 합니다. 
▲ 넷, 물을 자주 마시어 요산 배설을 촉진합니다. 
▲ 다섯,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등의 원인 질환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해당 질환을 조절하여 통풍발작 빈도를 줄입니다. 

고단백 위주의 식습관에 대해서는 의사와 한의사의 견해가 엇갈리는 경우가 있고, 발작기가 아니면 굳이 금주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만, 발작기에는 술이 염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는데 이견이 없는 것 같습니다.

환자 입장이 되어보니 한 두 사람 전문가 의견만 믿고 치료를 받을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정보를 찾아보고 좀 더 신뢰할 만한 근거가 있는 정보들을 취사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세 달 동안 세 번의 발작을 경험한 제가 깨달은 것은 의사나 전문가만 믿지 말고 스스로 내 몸의 변화를 잘 관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포스팅 예정입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통풍#요산#퓨린#병원#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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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YMCA 사무총장으로 일하며 대안교육, 주민자치, 시민운동, 소비자운동, 자연의학, 공동체 운동에 관심 많음.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활동하며 2월 22일상(2007), 뉴스게릴라상(2008)수상, 시민기자 명예의 숲 으뜸상(2009. 10), 시민기자 명예의 숲 오름상(2013..2)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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