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는 대구지역 후보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대구를 찾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중앙선대위 관계자들이 최저임금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혹독한 홍역을 치렀다.
추 대표와 중앙당 선대위는 9일 오전 임대윤 대구시장 후보 선거사무소를 방문해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추 대표를 비롯해 이석현 의원과 강기정 의원, 윤호중 의원, 김현 대변인 등이 참석했고 '평화열차111'의 중앙역장인 정청래 전 의원과 이재정 의원 등도 참석했다.
하지만 중앙선대위가 개최되기 전부터 이길우 민주노총 대구지역본부장을 비롯한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30여 명은 임대윤 후보 사무소 앞에서 '최저임금 삭감법 폐기', '국회의원에게도 최저임금제 적용하라' 등의 피켓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임 후보의 사무실 입구를 봉쇄하자 이길우 본부장은 "해도 해도 너무한다"며 "겨우 7530원으로 1060원 인상시켜 놓고 높다고 삭감해 버렸다"며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날치기로 최저임금 삭감법을 통과시켜 놓고 지지를 요구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규탄했다.
박희은 사무처장은 "촛불이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정권이 민주당 정권"이라며 "촛불을 통해 수많은 노동자들과 시민들이 최저임금 1만 원을 요구했는데 오히려 삭감한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라고 항의했다.
이들은 추 대표가 임 후보의 사무실 앞에 도착하자 "최저임금 삭감법 문재인정부 규탄한다"고 항의하고 "추미애 대표님 최저임금법 원상회복 하십시오"라고 고함을 질렀다. 추 대표는 이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곧바로 사무실로 향했다.
임 후보의 사무실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특별회의가 끝나갈 무렵 또 한 번 소동이 일어났다. 이영란 교육공무직 대구지부장이 "최저임금법 개악 폐기하라"며 앞으로 뛰쳐나오면서 잠시 소란이 일었다.
이 지부장은 박범계 의원을 향해 "박범계 의원은 제가 존경하는 의원인데 정말 배신입니다"라며 "최저임금법 개정하십시오"라고 외쳤다. 그러자 당원들과 경호원들이 이 지부장을 강제로 끌어냈다.
민주노총 조합원들은 추 대표와 중앙선대위 위원들이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열린 지원유세 현장에도 나타나 '최저임금삭감법 폐기' 등의 피켓을 들고 무대 앞으로 나가려다 경찰과 충돌을 빚었다.
이들은 또 추 대표가 유세를 마치고 차량을 이용해 빠져나가려 하자 차량을 막고 최저임금삭감법 폐기를 외쳤다. 그러면서 일대가 아수라장이 됐다. 일부 조합원들은 차량 밑에 드러누웠다가 경호원들에 의해 끌려나가기도 했다.
'파란(민주당) 바람'이 단순한 바람이 아닌 돌풍으로 인식한 민주당 지도부가 후보 지원을 위해 대구를 찾았다가, 결국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반발한 노동계의 강한 반발에 발길을 돌려야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본 주민들은 "민주당의 위상이 대구에서도 높아졌다는 증거"라며 "시민들에게 무조건 지지만 호소하지 말고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의 모습도 보면서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