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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이석현, 이종걸, 김진표, 최재성, 김부겸, 박영선, 송영길, 설훈, 안민석, 우상호, 우원식, 이인영, 윤호중, 김영춘, 전해철, 박범계, 신경민, 김두관...

'되는 집안'이 박 터진다. 더불어민주당의 차기 당권 경쟁 얘기다. 물밑 비공식 켐페인을 벌이며 언론에 거론되는 인물만 20명에 달한다. 추미애 대표 임기는 오는 8월 26일 끝난다.

지난 18일, 민주당이 전당대회 날짜를 8월 25일로 공식화하면서 당권 레이스가 본격 시작됐다. 일부 의원들은 일찌감치 6.13 지방선거 유세를 이용해 전국을 누비며 '당심' 잡기에 나섰다. 민주당은 이르면 이번주 말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당대표 선출 방식에 대한 세부 논의에 돌입한다. 차기 당대표는 2020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행사하며 2022년 대선에 막대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어 정치적 의미가 크다.

친문 '핵심', 단일 후보 낼 수 있을까

"아휴 후보가 너무 많아서... 교통 정리 될 때까지 좀 봐야죠. 특히 친문 쪽 정리가 안 돼서..."

아직 지지할 후보를 정하지 못했다는 한 초선 의원의 말이다. '친문(친문재인)'인 이해찬(7선)·김진표(4선)·최재성(4선)·전해철(재선) 의원 등이 난립하자 부동층에선 추이를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크다고 했다. 또다른 재선 의원은 "과연 친문 핵심 그룹에서 통일된 후보를 내놓을 수 있느냐가 이번 당대표 선거의 첫 번째 관전 포인트"라며 "사실상 비문(비문재인)이 없어진 현재의 당내 상황에서 소위 친문 '핵심'들이 어떤 메시지를 보낼 지 다들 쳐다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재선 의원은 그러면서 친문 진영이 통일된 후보를 내기 힘들 것이라는 데 한 표 던졌다. 이 의원은 "친문 핵심 중에서도 원로 세대인 '1그룹'과 차세대인 '2그룹'이 있는데, 이번엔 교통 정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친문도 갈라지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고 짚었다.

반면 친문계 한 초선 의원은 "아직 서로 눈치만 보고 있는 단계지만 현재 이름이 올라온 의원들 중 실제로는 선언적인 의미가 더 큰 경우들도 있다고 본다"면서 "컷오프 일정 등이 다가오면 차츰 정리되지 않겠나"라고 반박했다.

한 친문 재선 의원도 "수일 내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는 방식이 확정된다면 자연스럽게 후보군이 정리되어갈 것"이라며 "당대표 후보군 중 최고위원 쪽으로 선회할 분들도 상당하리라 본다"고 내다봤다. 종합투표 순위에 따라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순차적으로 임명하는 게 아니라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별도로 선출하는 방식으로 룰이 확정되면 출마군이 자동 축소될 것이란 의미다. 아직 확정되진 않았지만 복수의 당 지도부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따로 뽑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다만 친문 의원들은 '친문 대표 주자가 누가 될 것 같냐'는 질문엔 모두 말을 아꼈다.

최대 변수는 김부겸의 출마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 남소연

비주류 의원 : "3선 이상 되시는 분들에게 구애가 많지만... 김부겸 장관 나오는 걸 보고 판단할 거라는 분위기가 크다."

친문 의원 : "지금처럼 내각이 국민적 지지를 받는 상황에서 김 장관이 먼저 대통령에게 나가서 당대표 하겠다고 말할 수 있겠나. 가능성이 크지 않다."


친문 '핵심'의 의중에 관심이 쏠리는 형국이지만 정작 8.25 전당대회의 최대 변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4선)의 출마 여부가 될 것이란 관측도 못지 않게 제기된다. 친문이 아니라 계파색이 옅고 전통적 험지인 대구에 정치적 기반이 있다는 점, 행안부 장관으로서 보여준 행정 능력 등이 비주류의 호감을 사고 있다는 평이다. 김부겸 장관은 최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16~17일 실시한 차기 민주당 당대표 적합도 설문조사에서 16.7%를 얻어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박영선 10.3%, 이해찬 9.3%, 송영길 4.0%, 김진표 3.9%, 김두관 2.8%, 최재성 2.5%, 전해철 2.2%, 이종걸 1.5%, 이인영 1.4% 순, 모름·무응답 45.4%, 자세한 내용은 한국사회여론연구소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김 장관의 출마를 두고 친문 진영과 비주류는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비주류는 "당이 친문 일색으로 가는 것을 염려하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김 장관을 추켜세우는 반면, 친문은 "김 장관의 정치력은 모두 인정하지만 장관직을 내놓으려면 청와대의 컨펌을 받아야 한다, 당권 도전은 그 명분이 약하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양측 모두 김 장관의 출마가 향후 당권 경쟁의 큰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데엔 인식을 같이 했다.

김 장관 지지 의사를 밝힌 한 초선 의원은 "정권 교체 후 2기 당대표가 될 사람은 문재인 정부 2년차의 실질적인 성과를 끌고 갈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면서 "협치와 관리의 측면에서 김부겸 장관에 대한 호감이 범비주류권 의원들 사이에 큰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은 "김부겸 개인의 입장에서도 이번에 기회를 놓치면 정치적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또다른 비주류계 재선 의원도 "최근 원내대표 선거(홍영표)나 국회의장 선거(문희상)에서 잇따라 친문 의원들이 당선되면서 당이 지나치게 친문 일색으로 가선 안 된다는 분위기가 있다"면서 "그런 의원들이 가장 바라보고 있는 사람이 김부겸"이라고 동조했다. 이 의원은 "김 장관이 출마를 결심한다면 친문을 비롯해 당대표 주자들이 대폭 정리될 수 있다"면서 "친문 쪽에서도 아마 김 장관의 출마 여부를 가장 유의 깊게 주시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의 출마가 임박했고 충분히 무르익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비주류 의원들은 대부분 김 장관 출마 쪽에 무게를 뒀다.

반면 친문 진영에선 김 장관의 출마 가능성 자체가 높지 않다고 주장한다. 친문계 한 초선 의원은 "국무위원 중 단연 톱으로 장관직 수행을 잘하고 계신데 인사권자인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면서까지 당대표에 나서겠느냐"면서 "문재인 대통령 성향 상 먼저 나가라고 하지 않을 공산이 크다는 점에서 김부겸, 김영춘 장관 카드는 실현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고 일축했다.

또다른 친문 재선 의원도 "아무리 민주당이 권리 당원이 많아지고 인지도가 중요해졌다고들 하지만 여론조사는 여론조사일 뿐"이라면서 "청와대의 컨펌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김 장관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 김 장관이 무리하게 나서는 스타일도 아니다"면서 김 장관의 탈내각 후 당권 도전 가능성을 부정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도 '김 장관의 출마 여부가 당권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냐'는 질문엔 "출마한다는 가정 하에선 크게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또다른 한 여권 관계자는 이에 "차기 대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결국 현 정부와 각을 세우게 되면서 시끄러워질 수밖에 없을 거란 관측이 많아 당 대표로 내세우지 말자는 의견이 친문 중심으로 모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김 장관의 출마가 쉽지 않은 이유"라고 부연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친문은 애써 부인할 수 있지만 김 장관이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건 기정사실"이라며 "이르면 7월 초에는 윤곽이 드러나지 않겠나"라고 예상했다.


#김부겸#8.25전당대회#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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