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3기 시정을 함께할 정무라인 인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서울시는 25일 인사위원회가 예정되어 있는데, 이르면 이날 일부 인사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관심은 비서실장과 정무부시장, 정무수석으로 이어지는 '3대 보직'에 모아진다.
세 사람은 시장실이 있는 신청사 6층에 상주하며 국회·서울시의회와의 관계를 조율하고, 시장의 정치적 행보를 조언하는 역할을 맡는다. 박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서 종종 '문고리 권력'으로 외부의 공격을 받는 위치이기도 하다. 박 시장은 거듭 부인하고 있지만 지방선거를 거치면서 차기 대선주자로 발돋음한 만큼 대중들에게 '박원순 = 믿고 맡길 지도자'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도 이들에게 맡겨질 '보이지 않는 숙제'라고 할 수 있다.
전임 김종욱 정무부시장과 추경민 정무수석은 선거 3개월 전에 사표를 내고 안국동 캠프로 가서 박 시장의 3선 행보를 이끄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CBS 논설위원실장 출신의 김주명 전 비서실장도 박 시장의 일정을 꼼꼼히 관리하고, 선거 막바지에는 박원순 캠프에 합류해 메시지 관리를 무난하게 했다는 평을 받았다.
차관급의 정무부시장에는 진성준 청와대 정무기획비서관과 박원순캠프 출신의 박양숙 대변인 등이 거론되고 있다.
19대 국회의원(비례대표) 출신의 진 비서관은 20대 총선에서 떨어진 뒤 문재인 대선캠프를 거쳐 지난 1년간 청와대에서 대통령 발의 개헌안 작업 등을 맡아왔다. 박 시장의 대변인(2014년 지방선거)으로도 활약한 전력이 있기 때문에 문 대통령과 박 시장의 '가교' 역할에 적임자라는 평이 많다.
박 시장도 5일 서울 지하철 화곡역 유세에서 "여기 안 계시지만, 진성준 비서관(민주당 강서을 지역위원장)이 앞으로 강서를 발전시켜달라고 큰 박수를 보내달라"고 언급하는 등 그에 대한 특별한 관심을 드러냈다.
'남녀 균형' 인사의 기조가 확립될 경우 박양숙 대변인의 기용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 대변인은 민주당 의사국장, 서울시의원(재선)을 거쳐 경선 단계부터 박 시장의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박원순캠프의 일일점검회의에 고정 멤버로 참여하며 선거 기간의 현안을 두루 챙기는 '살림꾼'의 면모를 보였다.
서울시에서 여성 정무부시장의 발탁은 2011년의 조은희(서초구청장)가 유일한 기록인데, 박 시장이 여성 고위직 기용으로 3기 시정에 새로운 신호를 줄 수 있지 않겠냐는 얘기도 나온다.
박 시장은 20일 자 <내일신문> 인터뷰에서 "정무부시장은 국회, 서울시의회, 당, 중앙정부와의 관계를 유연하게 풀어낼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라도 된다"며 "꼭 국회의원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국회와 당과의 관계를 풀어내려면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이라는 기준을 내놓은 상태다.
비서실장에는 오성규·천준호 등 시민단체 출신 참모들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다.
2010~2011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을 맡았던 오성규 캠프 총괄팀장은 2013년부터 2년간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을 지냈고, 한국청년연합(KYC) 사무처장 출신의 천준호 전략본부장은 2014년 시장 비서실장으로 이미 호흡을 맞춘 바 있다.
정무수석에는 추경민 전 수석의 유임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정무보좌관 출신 인사의 발탁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