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2.28 한일 '위안부' 합의가 이루어진 지 햇수로 4년차인 2018년, 피해자들의 뜻에 반해 체결된 합의는 진정으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목소리를 드높여온 생존자 할머니들도 어느덧 28명밖에 남지 않았다.
이에 '위안부' 범죄 사실을 인정(Admit)과 사과(Apologize)를 요구하고, 시민들에게 피해자 할머니들과 동행(Accompany)하자고 제안한다는 뜻을 가진 3A Project 팀은 2015년부터 LA~NY 미대륙을 자전거로 횡단, '위안부' 문제를 알려왔다.
올 여름 또한 백석대학교 신학과 백현재(26)씨와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이호준(23)씨가 미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하며 '위안부'문제를 알릴 예정이다. (관련 기사:
일본군 '위안부' 문제 알리는 미국 자전거 횡단, 또 떠난다)
단순히 '위안부' 문제를 위한 활동을 넘어, 취업과 스펙경쟁에 집중하는 대신, 사회정의를 위해 노력하는 청년들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프로젝트에 참여했는지, 또 프로젝트 과정 동안 어떠한 생각이 들었는지 알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해보았다.
다음은 백현재씨와의 서면 인터뷰 내용이다.
- '위안부' 문제에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었나요?"작년에 3A Project를 처음 알게 되면서 '위안부' 문제에 깊은 관심을 가졌습니다. 저는 신학과 전공자로서 평소 교회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해왔습니다. 사회적 문제에 대해 기독교인으로서 갖는 책임과 지금까지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죄송함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건강한 사회참여 방법이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던 차에 3A Project를 접했고,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실천적인 삶을 사는 그 첫 걸음을 내딛고 싶었습니다.
더 나아가 점차 할머님들이 연세를 드시면서 그분들이 내던 목소리를 이제는 우리가 대신 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할머니들 편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소녀상을 지키기 위한 대학생 지킴이, 정대협과 나눔의 집의 봉사자 분들도 본인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하며 할머니들 편에 서 있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 내게 했던 질문, 너 하나의 행동이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이분들에게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떠한 방법으로든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이 문제를 기억하고 행동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고, 이렇게 작은 개인들이 모여 행동해야만 큰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하기로 했습니다. 비록 특출나지는 않을지라도 세 달의 시간을 낼 수 있고 건강한 신체를 가진 내가 내 나름의 능력으로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 조금이나마 할머니들께 힘이 되어드리고자 합니다."
- '위안부'문제를 알리는 데 왜 자전거 횡단이라는 수단을 택하게 되었나요?"현재 영화, 만화, 미술 등 피해자 할머니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다양한 예술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는 예술가분들이 어떠한 이유로 '위안부' 관련 작품을 만드는지에 대해 고민해보았는데요, 역설적이게도 '사회적 무관심'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작 저조차도 '위안부' 문제에 대해 정확히 안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저도, 제 주변 친구들도 '위안부'를 하나의 슬픈 역사로만 받아들였을 뿐, 2015년 12.28합의가 말하는 것이 정확히 무엇인지,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히 알지는 못했습니다. 이러한 우리들에게 '위안부' 문제가 무엇인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왜 해결되어야 하는지 알리고자 하는 것이 할머니들의 목소리였고, 그 목소리를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할머니들과 동행하는 분들의 목표라 생각합니다.
우리 프로젝트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록 예술 분야는 아니지만, 미대륙 자전거 횡단이라는, 다른 사람들이 흥미를 가질 만한 프로그램으로 그들의 관심을 끌고, 이 관심을 통해 '위안부' 문제를 알리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입니다."
- 자전거로 미국을 횡단한다는 게 결코 쉽지 않은데 각오 한 말씀 부탁드려도 될까요?"미대륙을 자전거로 횡단하며 '위안부' 문제를 알리는 것은 결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아직까진 실감도 잘 나지 않습니다. 미국에 도착하면 조금이라도 실감이 날까 싶은데요, 자전거를 조립하고, 라이딩을 해보면 실감이 날 듯합니다. 우리의 숨이 벅차 오를 때가 걱정도 되고 두렵기도 하지만, 할머님들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책임감과 할머님들이 이 문제에 대해 세계에 알리실 때 내셨던 그 용기를 우리도 갖고 이 횡단에 임하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 김태우씨는 비영리단체 3A Project 대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