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 등을 중심으로 조세 수입이 큰 폭으로 늘고, 국민연금공단 등의 사회보험료 수입이 증가하면서 지난해 정부 등 공공부문에서 사상최대 흑자를 기록했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공공부문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정부와 공기업 등 공공부문 수지(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것)는 53조700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47조7000억 원보다 흑자 규모가 확대된 것이다. 공공부문의 총수입은 815조 원으로 전년보다 44조1000억 원 늘었고, 총지출은 761조300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38조 원 증가했다.
이처럼 54조 원에 육박하는 공공부문 흑자 금액은 한국은행이 지난 2007년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고 수준이다. 공공부문의 총수입, 총지출 규모 모두 마찬가지다.
이 가운데 중앙정부, 지방정부, 사회보장기금 등 일반정부의 경우 작년 총수입은 610조2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41조5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는 348조6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7조9000억 원 늘었고, 국민연금·건강보험료 등 사회보험료 납부액은 143조6000억 원으로 7조1000억 원 증가했다.
중앙정부는 여전히 적자...지방정부 세금 늘어 흑자 확대이와 함께 일반정부의 지출도 늘었다. 지난해 일반정부 총지출은 561조4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1조7000억 원 증가했다. 인건비, 운영비, 건강보험 급여비 등으로 작년 한 해 동안 265조3000억 원을 썼는데, 이는 전년보다 16조2000억 원 늘어난 것이다.
또 정부는 무상보육, 기초연금·국민연금 수령액 등 사회수혜금으로 95조1000억 원을 지출하고, 투자로 78조8000억 원, 이자·배당금 등 지급으로 22조7000억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에서도 중앙정부의 경우 법인세, 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을 중심으로 조세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나 적자규모가 3조7000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8조8000억 원 축소됐다. 반면 지방정부는 지방세 등 수입이 복지·투자 지출보다 더 크게 늘어 흑자규모가 9조3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확대됐다.
사회보장기금은 사회보험 지출이 보험료 수입보다 더 증가해 흑자규모가 43조1000억 원으로 전년(43조3000억 원)보다 감소했다.
유가 올라 한국전력 등 공기업 흑자에서 적자로...금융공기업은 흑자 확대
한국전력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 등 공기업의 경우 작년 한 해 동안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비금융공기업의 지난해 총수입은 174조7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2조5000억 원 증가했다. 이에 대해 한국은행은 "부동산개발 공기업 등을 중심으로 매출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 비금융공기업의 총지출은 175조2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6조6000억 원 늘었다. 유가 인상 등으로 생산비가 늘고, 투자지출도 증가했다고 한은 쪽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비금융공기업의 수지는 -5000억 원을 기록했다. 2016년 3조5000억 흑자에서 지난해 적자로 전환한 것이다.
반면 금융공기업은 흑자를 더욱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한국산업은행,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기업의 총수입은 35조 원으로 전년보다 3000억 원 증가했다. 예금과 대출 규모가 늘어나 금융중개서비스 수입 등이 증가한 영향이라는 것이 한은 쪽 설명이다.
또 금융공기업의 총지출은 29조5000억 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보다 1000억 원 감소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은행은 "예금취급기관을 중심으로 이자 지급 등이 줄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금융공기업의 수지는 5조5000억 원으로 전년 5조2000억 원보다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