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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국에서 머물고 있는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수부장이 지난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당시 '논두렁 시계' 보도와 관련한 의혹을 또 다시 부인했다. 앞서 이 전 부장은 지난해 연말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에서 당시 보도에 자신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불거졌을 때도 이를 부인했다. 이 전 부장은 관련 의혹에 "조사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라고 했지만 아직까지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전 부장은 25일 기자들에게 이메일로 입장문을 보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임채진 검찰총장에게도 직접 전화를 걸어 '노 전 대통령의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망신을 주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다가 거절당한 적도 있다"라며 "원 전 원장 등 당시 국정원 관계자들이 '언론에 흘려 망신 주자는 말은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라고 해명했다.

이 전 부장은 이어 "2009년 4월 14일 국정원 강모 국장 등 2명이 사무실로 찾아와 원 전 국장 뜻이라며 '노 전 대통령을 불구속하되 시계 수수 사실을 언론에 흘려 노 전 대통령에게 도덕적 타격을 가하는 것이 좋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런 내용을 업무일지에 메모해 놓았다"라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고급시계를 받았다는 의혹은 일주일 정도가 지난 2009년 4월 22일 KBS에서 보도됐다.

이와 관련해 이 전 부장은 당시 원 전 원장의 고교 후배인 김영호 당시 행정안전부 차관 등과 저녁 식사를 하고 있었고 "KBS 보도 관련 보고를 받는 순간 '원세훈 원장 소행'이라는 생각이 들어 김 차관에게 원 전 원장을 강하게 비난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김 차관에게 "언론에 흘려 망신을 주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하길래 거절하고 야단쳐서 돌려보냈는데도 결국 이런 파렴치한 짓을 꾸몄다. 정말 나쁜 X이다"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원장은 이후 5월 13일 SBS에서 '논두렁에 시계를 버렸다'고 보도가 나온 것과 관련해 "불필요한 오해를 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보도 경위를 확인한 결과 4월 22일 자 KBS 보도는 국정원 대변인실이 개입해 이뤄진 것을 확인했다"라며 "국정원의 행태와 SBS의 보도 내용, 원세훈 원장과 SBS와의 개인적 인연 등을 고려해 볼 때 SBS 보도의 배후에도 국정원이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 현재 도피성 출국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에도 "만일 제가 잘못한 점이 있어 조사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귀국해 조사를 받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라며 부인했다.

한편, 지난 24일 미주 최대 여성 온라인 커뮤니티인 '미씨 USA'에는 이 전 부장이 사는 곳으로 알려진 미국의 한 아파트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사진 2장이 올라왔다. 미국 동포들을 중심으로 이 전 부장에게 '논둥렁 시계' 보도 등에 진실을 밝힐 것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계속되는 있는 상태다. '미씨 USA'는 미주 한인이 만든 온라인 커뮤니티로 약 30만 명의 회원을 두고 있는 미주 최대 한인 커뮤니티다.

앞서 해당 커뮤니티에는 이 전 부장이 가족과 함께 식당에서 식사하는 장면과 그의 차량을 찍은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