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경비 인력을 자택에 배치해 업무상 배임 혐의를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조만간 경찰에 소환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민 서울지방경찰청장은 25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비 인력 관련자 18명을 조사했고, (조양호 등) 피의자들도 소환해 조사할 생각이다"라고 발표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지난 11일 조 회장과 정석기업 대표 원아무개씨를 업무상 배임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용역업체 소속 경비원들이 조 회장 자택에서 일했고, 그 비용을 한진그룹 계열사인 정석기업이 지급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그동안 전·현직 경비원과 정석기업 및 용역업체 관계자들을 조사했고, 도급계약서 등 관련 문서를 확보한 상황이다. 경찰은 용역업체 노동자들이 '계약서 상 정석기업에 고용돼 있음에도 조 회장 자택에서 일하고 있는 것이 불법파견'이라며 행정기관에 근로감독을 요청했다는 정보를 입수해 지난달 18일부터 내사를 진행했다.
조 회장이 경찰에 공개 소환된다면, 최근 불거진 '대한항공 사태' 이후 포토라인에 서는 네 번째 총수 일가 인물이 된다. 앞서 조 회장의 아내 이명희씨와 두 딸 현아·현민씨는 경찰·관세청·법원·이민특수조사대 등에 출석하며 포토라인에 섰다.
특히 조 회장은 총수 일가의 수장일 뿐만 아니라, 지난 4월 22일 사과문을 낸 후 두 달 넘게 두문불출하고 있어 그의 공개 소환에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 청장은 이명희씨 구속영장 재청구와 관련해 "관련자들을 더 조사하고 나서 판단할 사항이다"라며 "아직 정해진 게 없다"라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씨에게 특수폭행 등 7가지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이 지난 4일 이를 기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