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햇빛 따뜻한 오후, 집마당 평상에 강호와 앉아 있는데 불현듯 낯익은 얼룩 고양이가 나타났다.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 이명주

지금껏처럼 나를 본 척 만 척 그렇게 지나가는가 싶었는데,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 이명주

'응? 뭐? 왜?' 갑자기 내 쪽을 똑바로 쳐다보더니 성큼성큼 다가오는. 진심 당황했다.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 이명주

그리곤 아예 팔 뻗음 닿을 만한 평상 앞 돌담에 자리를 잡았다. 내 쪽을 주시하며.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 이명주

행여라도 놓칠까, 앉으려 돌아서면서도 절대 시선을 떼지 않는.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 이명주

설마 나 때문에 그럴려고. 분명 내 다리 사이에 앉은 강호 때문인 듯. 애타는 얼룩이를 위해 강호를 안아 정면에 앉혀 줬는데 아는지 모르는지 강호는 눈길 한 번 안 주고.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 이명주

보다보다 지쳤는지, 햇살이 너무 따뜻한지 잠깐 조는 얼룩이.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 이명주

하지만 강호가 딱 한 번 쳐다본 순간 뭐에 닿인 듯 벌떡 일어서선 강렬하게 강호를 바라봤다. 그러나 강호의 관심은 길지 않았고.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 이명주

얼룩이가 떠나고 난 뒤, 혼자 평상에 앉은 강호의 표정이 어딘가 도도해보여 얄미운 건 기분 탓? 고양이 세계에선 강호가 인기 있는 스타일인지 매번 만나는 고양이들마다 반응이 비슷하다. 반려인은 '쿨하지 못해 미안해'가 연애사 주제곡인데 강호는 팜므파탈?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두 발 고양이 강호와 낯선 곳에서 한 달 살기 ⓒ 이명주

이전 글 : 용눈이 오름 곳곳에 무덤, 이유가 있었구나

덧붙이는 글 | 두 다리뿐인 강호가 좀 더 오래, 편히 걸을 수 있게 휠체어를, 여행하며 만나는 '1미터 지옥'에 묶인 동물들에겐 좀 더 길고 안전한 몸줄을, 밥이 필요하면 밥을, 약이 필요하면 약을 선물하고자 합니다. '원고료' 또는 직접 후원으로 함께 해주세요.

우리의 실시간 여행이 궁금하다면?
https://www.facebook.com/pg/travelforall.Myoungju
http://blog.daum.net/lifeis_ajourney



#길고양이#제주 한달살기#고양이와 여행#첫만남#첫눈에반함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살아보니 삶은 정말 여행과 같네요. 신비롭고 멋진 고양이 친구와 세 계절에 걸쳐 여행을 하고 지금은 다시 일상에서 여정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닷가 작은 집을 얻어 게스트하우스를 열고 이따금씩 찾아오는 멋진 '영감'과 여행자들을 반깁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