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 취재비용 명세서가 나왔다. 한국 기자들이 북한 당국에 지급해야 할 비용은 1인당 미국 돈 약 1146달러(123만6264원)로, '외신기자들은 풍계리 취재에 1인당 3000만 원 정도 들어간다'는 <TV조선> 보도 내용의 약 4% 수준이다.
지난 5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취재하기 위해 통신·신문·인터넷 매체들이 공동취재단을 꾸려 기자 4명을 북한에 파견한 외교부 출입기자단은 28일 취재비용 정산 내용을 공지했다. 북한 당국에 지불한 비용은 다음과 같다. 5월 25일 기준 환율 1달러당 1079원을 적용했다.
- 유선전화 : $149
- 인터넷 : $258
- 휴대전화 유심 : $400
- 열차운임비 등 (운임, 식사, 도시락, 다과 포함) : $564
- 호텔비 : $1480
- 기자등록비 : $144
- 항공료(원산 → 베이징) : $1588(1인당 $397)
계 : $4583(494만5057원) 1인당 $1145.8(123만6264원) (*환율 5월 25일 기준)
북측이 외국 기자들의 명단은 접수하면서도 남측의 명단을 접수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공동취재단은 베이징에 대기했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이후 북측이 명단을 수용하면서 급히 정부 수송기를 타고 원산으로 이동했다. 북측 당국이 남측 당국에 요구한 공항사용료 1450유로까지 합쳐서 계산해도 북한 당국이 기자 1인당 받은 돈은 1567달러다.
지난달 19일 TV조선이 "북한은 사증(비자) 명목으로 1인당 1만 달러, 약 1100만 원의 돈을 요구했다. 외신 기자들은 사증 비용과 항공 요금을 합해 풍계리 취재에 1인당 3000만 원 정도 들어간다고 전했다"고 보도한 것과는 크게 차이가 난다.
한국 기자는 비자 비용 안 받아... CNN 기자도 "1만 달러 요구 없어" <조선일보>도 5월 22일 자 "北(북) 비자 1000만 원"이라는 제목의 '만물상' 칼럼에서 "북이 풍계리 폭파 쇼에 초청한 외신 기자들에게 1인당 1만 달러(약 1080만 원)의 비자 발급비를 요구했다고 한다. 지구상에서 가장 비싼 입국 비자일 것"이라며 "대북 제재가 북핵 완전 폐기로 가는 길이라는 걸 '북 비자비 1000만 원'이 보여준 것 아닐까"라고 썼다.
한국 기자들의 경우 비자 비용을 받지 않았지만, 당시 풍계리를 취재한 윌 리플리 CNN 기자는 한국의 여러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CNN은 어떤 추가 비용도 요구받은 적 없고 (북한이) 1만 달러를 요구했다는 보도가 있던데 우리는 그런 요구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또 북측이 요금을 달러나 유로로 부과하면서 영수증까지 발행한 만큼 한국과 외신을 차별해 요금을 부과했을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