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11시, 서울 대한문 앞에서 쌍용자동차 고 김주중 조합원의 분향소 설치를 위한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소식을 접한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는 미리 대한문을 장악한 채 쌍용차지부의 분향소 설치를 막겠다는 긴급 공지를 돌렸다. 쌍용차지부는 정해진 시간에 기자회견을 진행하기 위하여 논의하였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은 2009년 옥쇄투쟁 이후 많은 옥고를 치르고, 경찰이 청구한 국가손해배상 청구로 인한 배상으로 사회적 단절을 경험했다. 그 뿐인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손잡고 윤지선 활동가가 읽은 노란종이봉투에 청구한 도움 요청에 나타난 생활고는 정말 처참하기까지 하다.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은 자신이 쌍용차 공장에서 해고되었다는 이유로 직업을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에 내몰렸다.
정리해고는 개인의 잘못이 아닌, 회사의 생존을 위해 일어나는 것이다. 쌍용차 해고자들은 회사를 살린다는 명분으로 해고되었다. 그러나 정리해고에 대한 파업은 그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그들은 바로 범법자가 되었다. 나중에서야 밝혀진 바로는 쌍용자동차의 정리해고에는 불법 회계조작이 있었고, 국가의 묵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바이다.
정리해고 이후 쌍용차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국가손배소 문제는 국가로부터 개인이 국가의 재산들 훼손했다는 것에 대한 배상을 청구한 것이다. 이와 관련된 판결에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불법 판결 거래에 대한 이야기도 최근 이야기되었으나 정작 쌍용자동차 해고자들의 처우는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벌써 10년 가까이, 서른 명 가까이 죽었다. 공식적인 죽음 외에도 밝혀지지 않은 이들이 얼마나 죽었을지는 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쌍용자동차의 복직 기한은 아직 정해지지 않고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이들이 복직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정부에서 계속 '기다려달라'할 거면 기다릴 수 있도록 응급조치라도 하고 방법이라도 함께 찾아달라고 호소했다.
돌아가신 고 김주중 조합원은 최근 다른 조합원 두 분과 함께 10년 만에 옥쇄투쟁의 복면이 본인이었다고 밝히는 인터뷰를 하게 되었다. 그 기사 댓글에는 비난이 이어졌다. 그 댓글을 못내 못본채 했던 마음이 내내 걸린다. 그가 혹시 그 댓글을 보았을까, 그가 그래서 떠났을까. 그렇다면 그의 죽음이야 말로 우리 사회의 잘못된 시선과 그들에 대한 외면으로 인한 것이 아닐까. 이것이 사회적 죽음이 아니라면 무엇이란 말인가.
분향소에는 헌화와 추모를 위한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