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단체와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등 시민사회단체는 대한문 앞 쌍용차 분향소에서 밤샘 대치를 이어나갔다. 그 과정에서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앞서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쌍용차범대위는 지난 3일 낮 12시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의 분향소를 설치했다. 미리 그 장소에 와있던 태극기혁명국민운동본부 등 극우단체는 쌍용차 조합원들을 향해 의자와 물병을 집어던지는 등 분향소 천막 설치를 막았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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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향소가 설치된 이후에도 극우단체는 자리를 뜨지 않고 분향소 인근을 에워싼 채 "시체팔이 하지 말아라", "좌빨 노랭이들"이라고 소리치며 위협했다. 이들은 방송차를 분향소 바로 인근에 댄 채 음악을 크게 틀어, 시민사회단체들은 귀마개를 해야만 했다.
경찰이 양측을 갈라놨지만, 이 같은 대치는 이날 밤까지 이어졌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분향소 주변을 에워싼 보수단체가 "나가는 놈들은 내보내고 개미 새끼 한 마리 들어가지 못하게 하라"라며 분향하려는 시민들을 막았다. 그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해, 기자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금속노조는 밝혔다.
금속노조는 "국본 참여자들이 취재를 하러 온 김아무개 기자에게 달려들어 머리채를 흔드는 등 폭행을 휘둘렀다"라며 "기자의 카메라가 망가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밤 11시 20분경에는 국본 참여자가 (쌍용차 해고노동자 투쟁에 연대하는) 빈곤단체 활동가의 얼굴을 손톱으로 할퀴고 눈을 찔렀다"라며 "얼굴이 심각하게 패이고 피가 흘러 병원으로 후송되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금속노조는 "새벽 1시 20분 경에는 마스크를 한 여성 1명을 비롯한 신원미상의 다수가 분향을 하러 온 김아무개씨를 끌어내 땅바닥에 패대기쳐, 피해자는 119 구급차에 실려갔다"라며 "피해자와 같이 있던 변호사들이 현행범으로 신고해 경찰이 조사중이다"라고 설명했다.
금속노조 관계자는 "분향소 치고 나서 그 곳을 떠나기 어려워 화장실도 제대로 가지 못 했다"라며 "저녁밥으로 사온 김밥도 보수단체들이 땅에 내던져서 제대로 된 음식도 먹지 못한 채 밤샘 대치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