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안양만안, 5선)이 '친문(친문재인)' 의원모임인 '부엉이 모임'에 대해 "우물가에서 숭늉 찾으면 안 된다"라고 비판했다.
새 지도부를 뽑는 8.25 전당대회를 앞두고 계파 모임을 통해 당권을 장악하려는 시도로 비친다는 당 안팎의 불편한 시선을 드러낸 셈이다. 특히 이 의원이 차기 당권주자 중 대표적인 '비문(비문재인)' 성향임을 감안할 때, '부엉이 모임' 논란이 향후 당권 경쟁구도의 전선으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의원은 4일 오전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과 한 인터뷰에서 "그런 국민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형태의 모임, 작명되는 모임 이런 것들이 항상 국민들의 관심 속에서 올라가기도 하고, 내려가기도 하고, 또 그것이 살아남기도 하고 그렇다"라면서 '부엉이 모임'을 8.25 전당대회를 앞두고 '갑툭튀(갑작스럽게 툭 튀어나온 것)'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진짜 해야 할 일을 그때그때 해 나가는, 1년 또는 2년(의 활동)을 통해서 국민들에게 지지받고 국민들의 뜻을 받드는 일련의 정치과정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즉, '부엉이 모임'은 순수한 의도의 친목모임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을 띈 모임 성격이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 의원은 "계파정치의 부활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도 "우물가에서 물을 퍼야지, 숭늉을 찾으면 안 된다"라면서 동의했다. 이어 "이때 우물가에 온 우리들에겐 국민들이 지시하고 지지해주고 있는, 해야 할 일이 분명히 있다"라며 "그것부터 하고 난 다음에 집에 가서 숭늉도 끓여먹고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문·비문 나눠봐야 그렇게 강하지 않아...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봐라"친문·비문 구도가 차기 당권 경쟁구도에 크게 영향을 못 미칠 것이라는 예상도 내놨다.
이와 관련해 이 의원은 "친문-비문 이렇게 나누는 것은 언론이나 어느 한 진영에서 그런 얘기를 하는 것이라고 본다"라며 "이번에는 진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위한 파트너로서 민주당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 것인지, 총선 승리를 위해서나 당 개혁을 위해서 어떤 사람이 적임자인지 등을 견주어 하는 게 좋겠다"라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친문·비문 진영 나눠서 해 봐야 사실 그렇게 강하지 않았던 예도 있다"라며 "예컨대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 때 특정 후보를 친문 후보로 간주하고 (상대 후보를) 비문 후보로 간주해서 몰아주는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지지자 일부 그룹의 비토를 받았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예로 든 것이다.
한편, '부엉이 모임'에 속한 것으로 알려진 당권주자들은 '계파정치 부활' '당권장악용 모임' 등의 해석을 적극 부인하고 있다.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을, 재선)은 이날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부엉이 모임은 패권이라든지 권력을 추구하지 않는다"라며 "국민들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본다면 전당대회까진 활동을 중단해야 한다. 최근 저 스스로도 부엉이 모임 논의에 참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관련 기사 :
'당대표 도전' 박범계 "부엉이모임, 패권추구 안해").
전해철 의원(경기 안산상록갑, 재선)도 전날(3일) 한 팟캐스트 방송에 출연해 "(부엉이 모임은) 조직적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닌 친목모임"이라며 "지난 대선까진 나름 역할을 하려 했지만 이후에는 조직적으로 할 이유를 못 느껴 친목모임처럼 했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