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는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단이 7월 7일 대전을 지날 때 한국원자력연구원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 자리에서 '비핵화와 평화의 시대, 핵재처리실험 중단과 핵폐기물 불법 매각 원자력연구원 해체, 탈핵을 위한 투명한 연구기관 신설 촉구'를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6월 28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발표한 내용을 문제 삼았다. 원자력연구원의 핵폐기물이 사라진 사태에 대하여 정부가 나서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라고 촉구했다.
이경자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 대표와 회원들, 성원기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단장 등 탈핵순례단원 등 20여 명은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여 년간 원자로 해체 과정에서 나온 구리와 납, 금, 철제 등 금속폐기물 100여 톤 이상이 고물상으로 팔려나간 범죄 행위가 드러났다"며 "라돈 침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방사능 오염 고철들이 재활용되어 국민들의 일상으로 파고 든 이번 사태는 국가 재난이다. 팔려 나간 핵폐기물을 추적하여 회수하려는 시도는 하지 않고 한국원자력연구원의 내부 문제로 축소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6월 28일 보도자료를 내어 지난 2월 19일부터 6월 27일까지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서울연구로, 우라늄변환시설 등 해체 시설을 대상으로 해체 폐기물 관리실태 등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한 것을 보면 다음과 같다.
□ 2000년~2014년 원자력 기초, 응용연구 및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시설인 원자로 등 중
요 시설을 해체하면서서울연구로와 2004년~2012년에 실시한 우라늄 변환 시설 해체 과
정에서 금, 납, 구리, 첼제 폐기물이 절취, 소실되었거나 무단 폐기된 사실을 확인했다.
□ 서울연구소에서 납벽돌 및 납 약 44 톤 이상 절취, 소실되었고, 서울연구로 철제 등 폐기물 발생량과 보관기록에 약 30톤 차이가 나고, 시설해체 용역직원 등이 절취, 매각한 것이 약 6톤이라고 한다. 우라늄 변환시설에서는 금 0.26kg이 소실된 것이 확인되었다.
□ 위법행위를 감시‧감독하여야 할 방사선안전관리부서는 해체 책임자 등에 의해 '07년 납차폐체 20톤이 외부업체로 무단 반출된 사실을 파악하고도 규제기관 보고 등 필요한 조치를 수행하지 않는 등 방사선 안전관리 부서로서의 책임을 방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절취, 횡령 등에 대하여서는 조속한 수사‧고발 및 관련자․관리책임자 징계가 이루어지도록 조사결과를 대전지검 및 원자력연구원 관리‧감독부처인 과기부에 통보하고, 앞으로 철제 등에 대한 추가조사를 포함하여 토양‧콘크리트 등 해체 폐기물 전반에 대해 확대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핵재처리실험저지30km연대'와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단'는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정부는 대선 공약 사항인 '핵재처리 실험 중단'을 이행하라. 원자력연구원을 해체하고 새로운 연구기관을 신설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 사항인 '신규핵발전소 6기의 전면 백지화'는 사라지고, 신고리 5·6호기의 공론화를 통해 전설 계속을 결정한 것, 신고리 4호기, 신울진 1·2호기를 시험작동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탈핵 공약 파기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하루 속히 탈핵로드맵을 수립하여 탈핵 공약을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7월 7일 한국원자력연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20여 명의 '탈핵희망국토도보순례단'은 대전 대덕구의 신탄진역 앞까지 탈핵순례를 이어갔다. 대전 천주교 정의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인 문현웅 변호사, 서울에서 인도까지 탈핵실크로드 장정에 나서고 있는 수원대 이원영 교수도 기자회견에 함께 하고, 이틀 동안 이들과 함께 탈핵 순례길에 나섰다.
서울, 경기, 청주, 김해, 영광 등지에서 온 천주교 정병철 수사, 양은희, 장미영, 이재훈, 채봉정씨 등 20명 가까운 탈핵 활동가들은 7월 8일에는 신탄진역에서 청주의 강서동 성당까지 탈핵 순례길을 이으면서 많은 국민들이 탈핵을 제대로 이해하고 함께 해 나가자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