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살려라."강기성 전국금속노동조합 성동조선지회장이 '정리해고 중단'을 내걸고 12일째 단식농성하고 있는 가운데, 금속노조 경남지부 소속 지회장들이 릴레이 동조단식에 들어갔다.
강 지회장은 지난 7월 5일부터 경남도청 정문 앞에 천막을 쳐놓고 단식농성하고 있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지난 13일 농성장을 찾아 위로하기도 하고, 마산의료원 의료진이 현장에서 진찰하기도 했다.
통영 성동조선해양은 정부의 방침에 따라 지난 4월 창원지방법원에 법정관리신청했다. 성동조선은 회생이냐 파산이냐의 갈림길에 놓인 가운데, 대규모 구조조정에 직면해 있다.
회사 관리인(채권단)은 생산직 81.3%, 관리직 42.4%를 정리해고 방침을 세웠다. 성동조선은 (1차) 희망퇴직에서 관리직 120명, 생산직 182명이 일터를 떠났고, 앞으로 관리직 50명과 생산직 450명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17일까지 2차 희망퇴직을 받는다.
성동조선지회는 '무급휴직 실시'와 '2019년까지 임금 동결과 통상임금 5% 반납', '복리후생 한시적 중단' 등을 제시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 지회장들은 7월 16일 오후 경남도청 정문 앞 천막농성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릴레이 동조단식'을 선언했다.
이선임 금속노조 경남지부 수석부지부장은 "우리는 지역 조선소를 살리기 위해 안해 본 일이 없을 정도였다. 채권단은 사람부터 자르겠다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우리는 무급휴직에다 임금 삭감 등 양보안을 제시했다. 우리의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강기성 지회장이 정리해고 중단을 요구하며 단식농성에 들어선 지 오늘로써 12일째를 맞이하고 있다. 곡기를 끊은 12일째, 연일 계속되는 폭염은 농성자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동조선 노동자를 향한 구조조정의 칼날은 거둬들여지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는 오늘 강기성 지회장을 홀로 둘 수 없고, 명분도 없고 불법적인 성동조선의 구조조정을 저지하기 위해 릴레이 동조단식농성에 돌입한다"고 했다.
이들은 "성동조선의 구조조정은 더 이상 명분이 없다. 운영자금이 없고, 경영이 불가능할 정도로 자금이 막혀있다면 구조조정을 선택하는 대신에 노동자의 요구를 수용하면 될 일이다"며 "노동자들은 사측과의 교섭을 통해 무급휴직을 제안했다. 기한의 정함도 없었다"고 했다.
이어 "회사의 경영정상화시(생산 재개일)까지 무급 휴직, 휴업을 실시하겠다며 고통분담안을 스스로 제안했다. 임금도 2019년까지 동결과 통상임금 5%를 반납하겠다고 제안했다. 복리후생 관련 조항도 한시적 중단을 하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사측과 채권단, 법원은 오로지 사람을 자르는 것이 답인양 정리해고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속노조 경남지부는 "노동자를 일터에서 쫓아내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인정되어서는 안 된다. 쌍용차 30번째 희생자가 발생한 것을 보고도 이 사회는 아무런 느낌도 반성도 없다는 것인가"라며 "더욱이 성동조선의 경우 노동자가 할 수 있는 모든 양보를 다 했다. 그런데 이제 주머니를 턴 것도 모자라 입고 있는 모든 옷을 벗어라 하고 있다"고 했다.
이들은 "성동조선의 명분없는 정리해고가 어떠한 목적을 갖고 있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최소한의 정규직 인력을 남겨두고 성동조선을 비정규직 생산공장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또 이들은 "조선소 비정규직들이 고용불안은 물론 생명을 담보로 일하며 죽어가고 있는 사실이 지금도 너무도 명확한데, 오로지 자본과 채권단의 이익을 위해 살릴 수 있는 공장을 비정규직으로 채운다는 것은 불법과 명분을 떠나 사람사는 세상에서 이뤄져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사람을 살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강기성 지회장을 살리고, 성동조선 노동자를 살리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진정 이 사회가 사람사는 세상, 사람이 먼저인 세상이라면 성동조선 구조조정 중단으로 화답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