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찾아와 '금산분리법' 상정 연기를 압박했던 김병준 실장은 아마도 노무현 대통령의 눈과 귀를 혼란케 했던 몇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었을 가능성이 높다."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구로구을)이 18일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과 관련한 일화 하나를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개했다.
박 의원은 "김병준 위원장에 대해 언론은 연일 '노(무현)의 남자'가 여의도를 점령했다며 기사를 쓴다. 내게는 김 위원장 하면 떠오르는 일이 있다"면서 글을 시작했다.
"2006년 12월 어느 날로 기억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당시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이 국회로 나를 찾아왔다. 금산분리법 본회의 상정을 또 연기하자는 것이었다"며 당시 자신이 대표발의했던 금산분리법은 "삼성 등 재벌 기업의 극한 반대로 청와대도 연일 토론을 이어가며 몇 차례 법사위 상정이 연기되는 등 매우 뜨거운 이슈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박 의원은 "'경제가 어려운데... 무조건 연기해야 된다'며 나를 강한 어조로 김병준 실장이 압박했다. 내가 뜻을 굽히지 않자 나중엔 버럭 화도 냈던 기억"이라며 "만약 그때 김병준 실장 생각대로 '금산분리법'이 통과되지 않았다면 지금 우리나라 경제는 어떻게 되었을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박 의원은 "아마 더 이상 손댈 수 없는 부의 쏠림 현상으로 재벌 왕국이 되었을 것"이라면서 "1년 후 퇴임을 앞둔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에게 '권력이 재벌로 넘어갔다. 재임 기간 중 이걸 제대로 못한 것이 제일 후회된다'며 긴 한숨을 쉬셨다"고도 소개했다.
박 의원은 지난 2016년 11월에도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당시 국무총리로 내정되자 "재벌 개혁을 반대했던 사람"이라며 "참여정부 정책실장으로 재임하면서 '금산분리법'을 반대했고, 금산분리법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의원들을 찾아다녔다"고 날을 강하게 세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