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중반 이후 매년 해안침식이 반복돼 온 강원도의 속초해수욕장이 올해는 많은 바닷모래가 쌓이면서 백사장이 크게 늘어났다.
3년 전 청호동 설악대교 인근에 쌓아둔 준설토를 실어와 양빈해 백사장이 넓어진 적은 있지만, 바닷모래가 자연적으로 유입돼 백사장이 넓어진 것은 처음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속초시에 따르면 속초연안정비사업 이후 해수욕장에 바닷모래가 쌓이면서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백사장의 길이가 최대 2배 정도 길어졌다.
실제로 지난 11일 오전 속초해수욕장을 육안으로 관측한 결과, 지난해 여름철에 비해 백사장이 크게 넓어졌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해수욕장 정문 백사장에서 바다와 맞닿은 백사장까지의 길이가 족히 100m는 넘어 보였다. 해수욕장 북쪽 돌제 부근에는 더 많은 바닷모래가 쌓여 모래벌판을 연상케 했다.
지난 2014년 너울성파도로 백사장이 쓸려나가 모래절벽이 형성되고 한 때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됐던 옛 행정봉사실 앞도 많은 모래가 퇴적돼 백사장이 4년 전보다 50m 정도 길어졌다.
이날 돌제에서 바라본 속초해수욕장은 많은 모래퇴적으로 거대한 백사장이 형성돼 예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지난해 여름 피서철만해도 돌제 부근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대부분의 백사장이 해암침식으로 크게 줄어 파라솔을 다닥다닥 붙여 칠 수 밖에 없어 피서객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모래퇴적으로 속초해수욕장의 수심도 낮아져 시는 올해 물놀이 안전선을 지난해보다 10~20m 더 연장해 설치했다.
시 관계자는 "보통 어른 가슴 높이인 수심 1.6m 지점에 물놀이 안전선을 설치하는데 올해는 모래퇴적으로 수심이 낮아져 더 바깥으로 나갈 수 있지만, 피서객들의 안전을 위해 10~20m 더 연장하는 선에서 물놀이 안전선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백사장의 길이가 보통 20~50m 정도 더 길어진 것 같다"며 "이에 파라솔을 350개 추가 구입해 설치할 계획이다"고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모래퇴적에도 속초해수욕장 남문 일대는 이번 너울성파도에 백사장이 파여 나가는 등 해안침식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속초해수욕장의 지형을 변화시키고 있는 속초연안정비사업은 지난 2015년 1월 시작돼 현재 헤드랜드(100m) 1기가 설치됐으며, 올해 130m 크기의 잠제 1기가 추가 조성된다.
동해지방해양수산청은 당초 오는 2020년 1월까지 341억원을 들여 속초해변에 잠제 3기(390m)와 헤드랜드(190m) 설치, 해면복원(6만8,108㎥) 등의 공사를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대형 잠제 블록 제작장 부지 선정이 늦어지면서 완공시점이 다소 늦어질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속초연안정비사업이 마무리 되면 더 많은 바닷모래가 유입돼 피서객들이 넓은 백사장에서 안전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고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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