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6억원대 밀수 혐의 등을 받는 조현아(44·여)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구속영장이 검찰 단계에서 기각됐다.
2014년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는 조 전 부사장은 2번째 구속 위기를 모면했다.
인천지검 외사부(김도형 부장검사)는 관세법 위반 혐의로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이 신청한 조 전 부사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밀수입 범죄 사실 중 상당 부분이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며 "영장 범죄사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해 범죄사실을 더 구체적으로 확인하도록 보완 수사를 지휘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세관 당국이 수집한 증거나 진술을 통해 입증 가능한 조 전 부사장의 범죄액수가 통상 밀수 사건 피의자의 구속영장 청구 기준에도 못 미친다고 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부터 올해까지 관세를 내지 않고 해외에서 구매한 의류 등 개인 물품 6억여원어치를 대한항공 항공기 등을 이용해 국내로 몰래 들여온 혐의를 받고 있다.
세관 당국은 올해 6월부터 그를 3차례 불러 조사했으나 조 전 부사장은 혐의 중 상당부분을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세관 측은 조 전 부사장이 증거를 인멸할 우려가 크다고 보고 23일 사전 구속영장을 검찰에 신청했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의 자택과 대한항공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세관 당국은 대한항공 직원도 참고인으로 조사했다.
올해 5월에는 경기도 일산의 대한항공 협력업체와 직원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밀수품으로 의심되는 2.5t 분량의 현물도 발견했다. 당시 발견된 현물 일부는 조 전 부사장의 물품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의 장녀인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12월 미국 뉴욕 JFK국제공항에서 항공기를 램프리턴(항공기를 탑승 게이트로 되돌리는 것)을 하도록 지시하고 사무장을 강제로 내리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후 2015년 5월 항소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됐다.
올해 4월 조현민(35·여) 전 대한항공 전무가 홍보대행사 직원에게 음료수를 뿌리고 물컵을 던진 이른바 '물벼락 갑질' 이후 한진가(家)에서는 장남 조원태(44) 대한항공 사장을 제외하고 모두 구속 위기에 몰리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사정 당국이 조 전 전무와 조 회장 부인 이명희(69) 일우재단 이사장 및 조 회장에 대해 신청하거나 청구한 구속영장은 모두 기각됐다.
이명희 이사장은 '갑질 폭행' 의혹과 '불법 고용'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법원에서 기각됐다. 조 전 전무의 경우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을 검찰이 반려했다.
조 회장도 이달 2일 국제조세조정에 관한 법률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약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에서 기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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