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진보 경제학자인 정태인 칼 폴라니 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이 26일 정의당 당원으로 가입했다.
정 소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의당에 들어가며>라는 글을 통해 입당 사실을 알렸다. 소득주도 성장 이론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 정 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제 가정교사'로도 불린 바 있다.
정 소장은 "개인적 울컥함만으로 입당을 결정한 건 아니"라며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경제 상황을 나열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정부가 촛불개혁을 완수하기 바란다, 불평등 심화 경향을 역전시키기를 간절히 바란다"라며 "하지만 현재의 민주당을 봐서는, 현재의 청와대를 봐서는 별로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라고 비관했다.
이에 정 소장은 "유승민·안철수 정도가 보수, 민주당이 합리적 보수정당이 되고 현재의 진보정당들이 정치연합을 해야 미국의 민주당-공화당 정도의 구도가 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여 정의당 등 진보정당들의 힘이 빨리 커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젠 절박한 정도에 이르렀다"라며 "그럴 가능성이 적다 하더라도 희망은 거기 밖에 없어 보인다"라고 밝혔다. 그는 "더이상 '지못미'를 반복할 수 없기 때문에 들어가겠다"라며 "남아있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손 하나라도 내밀어야 하고, 전화 한 통이라도 걸어야 한다, 상심했을 때 위로의 말을 건네줄 나이 든 사람들도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2010년 '심상정은 당 안에서 죽고 노회찬은 당 밖에서 죽는다 한탄했는데..."2010년 지방선거 이후 진보신당을 탈당했다는 정 소장은 당시 선거를 떠올렸다.
2010년 심상정 당시 진보신당 경기도지사 후보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 지지 선언을 하며 사퇴했다. 반면 노회찬 진보신당 서울시장 후보는 끝까지 완주했고,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 하지 않아 오세훈 한나라당 후보에게 승리를 안겨줬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다.
이를 두고 정 소장은 "2010년 지방선거가 끝났을 때, '심상정은 당 안에서 죽고, 노회찬은 당 밖에서 죽는다'고 한탄했다. 심상정 선본 정책참모로 심상정 사퇴를 도왔지만 유시민·한명숙 모두 떨어졌다"라며 "당시 여론조사로는 상상할 수 없는 결과가 나왔다, 나는 노회찬을 훨씬 더 걱정했다"라고 회상했다.
정 소장은 "사교집단의 교주인 드루킹 사건으로 그의 이름이 오르내릴 때 단 한 치의 걱정도 하지 않았다, 돈 얘기가 나올 때도 코웃음을 쳤을 뿐"이라며 "정말 노회찬이 그렇다면 민주당 '아해'들은 도대체 얼마나 받았단 얘기야, 이게 내 일감이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정 소장뿐 아니라 배우 김희애씨의 남편 이찬진 포티스 대표도 이날 정의당 당원 가입 의사를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이 대표는 "막연하게 유머감각이 있고 합리적인 분이구나, 하는 정도였지 이번 일이 있기 전까지는 어떤 분인지 잘 몰랐다"라며 "오늘 아침 이 동영상을 보고 콧물 흘리며 흐느끼고 울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노 의원이 2012년 진보정의당 당 대표 수락 연설 '6411번 버스를 아십니까' 영상을 링크했다(관련 기사 :
노회찬의 명연설 "6411번 버스를 아십니까?").
이 대표는 "이 글 올리고 나서 정의당 홈페이지에 가서 온라인으로 당원 가입을 하려 한다"라면서 "제 인생에 처음으로 정당 당비를 내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이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후, 당원 가입과 후원금이 줄잇고 있지만 정의당은 장례 절차가 끝날 때까지 이를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