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맹꽁맹꽁~~~'주로 장마철이 되면 나타나는 맹꽁이, 울음소리가 특이한 맹꽁이, 그런 울음소리 때문에 '맹꽁이'라고 불리는지 모르겠다. 과거에는 맹꽁이를 자주 목격했지만 최근에는 볼 수 없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 2급인 '맹꽁이'가 도서관으로 태어났다.
서산시 인지면 토성산 자락에 자리 잡은 '맹꽁이 도서관'. 이곳은 2016년 지역문화 발전과 주민간 소통 강화를 목적으로 지어졌다.
특히, 이곳은 여느 도서관과 다른 점이 많다. 조용하게 책을 읽고 공부만 해야 할 도서관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면 마음대로 돌아다닐 수 있고 누워서 책을 볼 수도 있다. 또한 책을 읽으면서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식도 허용된다. 이뿐만 아니라 이곳에서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색연필도 준비돼 있어 아이들이 마음 놓고 그림을 그릴 수도 있다.
지난 28일 도서관을 찾은 필자는 마치 이런 곳이야말로 진짜 도서관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예쁜 건물, 마치 멋있는 펜션 같은 분위기였다.
도서관을 채우고 있는 책을 보니 이곳을 찾는 이들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 초등학교 이전 아이들부터 청소년, 어른과 어르신들을 위한 책들 약 7000여 권이 가득 차 있다. 작은 도서관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꼼꼼하게 비치돼 있었다. 최근에는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들이 많이 이곳을 찾고 있다고.
이렇게 꼼꼼하게 책을 준비한 관장은 누구일까? '맹꽁이 도서관'의 운영은 이 지역에서는 잘 알려진 안만복씨 손자인 안세영씨가 맡고 있다.
어떻게 시골마을에 도서관을 세우게 됐는지 궁금했다. 이에 대해 안 관장은 "아이들이 두려움 없이, 마음에 걱정 없이 살았으면 한다"라면서 "그런 것(두려움) 없이 오늘 하루가 즐거우면 미래가 즐거울 것이라 생각하는 마음"으로 작은 도서관을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도서 장만은 주로 안 관장이 직접 구입하거나 후원자의 기증으로 이뤄진단다. 안 관장은 '맹꽁이 서당'이라는 이름은 "'맹꽁이 서당'이라는 책으로 아이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는 친숙한 이름으로 붙이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 등의 지원 없이 운영위원 7명과 뜻을 함께하는 개인 후원자들의 힘으로 운영되다 보니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필자가 방문했던 28일 오전, 도서관 앞에는 '7월 1일부터 두 달간 휴관'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에어컨이 없을뿐더러 전기료를 감당하지 못해 두 달간 휴관을 한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겨울철 난방도 어려워 1, 2월에는 부득이하게 휴관한단다. 그렇지만 찾아오는 아이들과 가족들을 위해서 휴관이라는 팻말이 붙어있지만, 문은 항상 개방해 놨다고. 누구라도 들어가서 책을 읽을 수 있다.
안 관장은 건물을 세울 때도 본인이 직접 하나하나 건립했으며, 운영위원들이 도서 정리를 도와주고는 있지만 운영의 어려움으로 휴관을 할 때는 매우 안타깝다고 한다.
'맹꽁이 도서관'은 서산시 번영로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색다른 체험 행사를 열고 있다. 아이들이 읽은 그림 동화를 우산에 직접 그려 넣는 행사다. 우산 하나하나를 살펴볼 때마다 동화책 한 권을 읽는 느낌이다. 우산에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의 모습이 자못 진지하고 신중하다.
안 관장은 "서산시 문화사업단 '문화잇쓔'에서 좀 더 많은 아이들에게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제의가 있어 7월 27일부터 3일간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라면서 "돈보다는 아이들이 우선으로 서산시도 작은 도서관에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라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아이들을 위해 어렵게 꾸려가는 작은 도서관이지만 각종 체험 프로그램과 함께 지역의 독서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하는 안 관장은 인터뷰 내내 표정이 밝았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도회지의 어느 큰 도서관보다도 아이들과 지역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는 '맹꽁이 도서관'을 만들겠다는 안 관장의 꿈이 이뤄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