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중순 첫 번째 통풍 발작이 찾아왔습니다. 지난 넉달 동안 병원 치료에만 매달리지 않고 통풍에 관한 여러 정보들을 찾아 공부하고 있습니다. 통풍에 대해 공부하면 할수록 약이나 주사로 간단히 나을 수 있는 그런 만만한 병이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은 그동안 공부하고 자료를 찾아보면서 알게 된 통풍에 대한 몇 가지 정보를 정리해보겠습니다. 먼저 가장 많은 정보는 '치맥을 피하라'는 것입니다. 통풍 환자들에게 치맥 주의보가 내려진 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통풍 환자 통계를 발표하면서부터입니다.
일반적으로 기름진 닭튀김과 맥주는 통풍 환자들에게 매우 좋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술을 마시면 체내에서 요산이 많이 만들어지게 되고, 치킨과 같은 기름진 음식에 또 요산이 다량 포함된 채 체내로 유입되면 통풍 발작을 일으킨다는 것이지요.
특히 술은 소변으로 요산이 배설되는 것도 억제해 혈액 내에 축적하게 되며, 그 후 이차적으로 관절에 급성염증도 일으키게 된다는 것입니다. 모든 술이 좋지 않지만 특히 맥주는 그 자체에 함유되어 있는 물질이 요산으로 변하기 때문에 체내의 요산 증가가 더욱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술과 고기 안 먹어도 비만은 통풍 위험... 채식도 안심할 수 없어하지만 술과 고기를 즐겨하지 않는 채식주의자들도 통풍에 걸리는 걸 보면 술과 고기가 통풍의 중요한 원인이라는 주장은 반만 맞고 반은 틀린 것 같습니다.
한편 정신적 스트레스나 무리한 운동도 통풍의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무리한 운동으로 몸이 피로할 때 체내에 노폐물이 축적되고 혈액 내 요산이 많아져서 발작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술과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제가 통풍에 걸린 것도 '무리한 운동'이 원인이라고 하더군요.
실제로 제가 아는 통풍 환자 중에는 운동을 즐기는 사람들이 더러 있습니다. 심지어 술과 담배를 전혀 하지 않고 고기도 좋아하지 않는데 통풍에 걸렸다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이런 분들도 역시 운동을 무리하게 한 것이 원인이 되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능 프로그램에 많이 나와서 운동하는 몸짱 연예인으로 유명한 김종국씨도 통풍 환자이고, UFC 김동현 선수도 통풍에 걸렸다고 하니 분명 관련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근육량을 늘려주는 단백질 음식이나 단백질 보충제 등을 섭취한 것이 통풍의 위험을 높였을 수 있습니다.
탄산음료, 과일주스 같은 과당도 통풍 위험 높인다또 다른 통풍의 원인으로 '과당'을 지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과일에 많이 들어 있는 과당이 통풍을 유발하는 혈중 요산 수치를 증가싴킨다는 것입니다.
영국 의학 저널에 따르면 총 12만 5399명을 대산으로 1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1533건의 통풍이 발생하였고, 과당 섭취와 통풍 발병률의 관계를 상펴봤더니, 과당을 많이 섭취하는 그룹에서 발병위험이 1.62배 높게 나왔다는 것입니다.
과당을 많이 섭취하면 체내 대사과정에서 요산이 증가하기 때문에 통풍 환자들은 과일 속 과당도 주의해야 하지만, 탄산음료, 과일주스, 과자 등의 가공식품에 많이 포함된 액상과당을 더 주의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통풍 환자가 되면 정말 먹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습니다. 모든 술은 염증을 악화 시킬 뿐만 아니라 혈액 내 요산 생성을 증가시키고 체내 젖산을 축적시켜 요산 배설을 어렵게 한답니다. 다른 술도 문제지만 특히 맥주는 퓨린 함량이 높아서 가장 대표적인 금기 식품으로 꼽힙니다.
통풍 환자에게는 동물성 지방과 단백질이 많은 소, 돼지, 닭 등의 육류도 금기 식품에 포함됩니다. 뿐만 아니라 튀김, 드레싱, 중화요리, 크림, 초콜릿, 버터, 크림빵, 케이크류에 포함된 지방이 요산 배설을 감소시킨다고 합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퓨린 함량이 높은 새우, 꽂게 등 갑각류들과 가리비를 비롯한 조개류 멸치와 고등어 같은 등푸른 생선들도 모두 피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아울러 비만은 그 자체로 다른 성인병의 원인이 되지만 통풍 발생의 원인도 될 수 있다고 합니다. 대체로 통풍 환자 중에는 과체중인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통풍, 제때 치료 관리 못하면 합병증은 더 위험하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곡물 섭취도 안심하기 어렵습니다. 파스타와 빵에 포함된 정제 탄수화물도 체내 요산을 증가 시킬 수 있습니다. 현미를 비롯하여 가공 혹은 정제되지 않은 곡물을 섭취해야 통풍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시시콜콜 따지고 보면 통풍 환자에게 권장되는 음식은 물과 채소 뿐입니다. 물은 소변으로 요산 배설을 돕고 신장 결석 형성을 막아주기 때문에 하루 3L 이상 마시라고 권장합니다. 또 채소에 풍부한 섬유질, 엽산, 비타민C는 혈액내에 요산이 쌓이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많이 먹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완전 채식주의자(비건)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채소라고 해서 모두 안전한 것도 아니라고 합니다. 버섯과 시금치의 경우 퓨린 성분이 많이 포함되어 있고, 아스파라거스도 금기 식품에 속한다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아몬드, 땅콩 같은 견과류들도 통풍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동안 찾아 본 통풍 관련 정보를 종합해보면 '치맥'으로 대표되는 술과 고기만 위험한 것도 아니고, 과도한 운동이나 등푸른 생선 심지어 채소도 요산수치를 높일 수 있다고 하니 여간 성가신 병이 아닙니다.
통풍은 당장 생명에 위협을 주는 병은 아닙니다만, 관리를 잘못하면 고혈압, 동맥경화, 고지혈증, 만성신부전 등 신장 질환, 요로결석 등 여러가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을 치료하는 것보다 자신의 발병 원인을 찾아내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제 블로그에도 포스팅 예정입니다 .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