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무슨 정치를 할 것 같으면 벌써 어디 시장이라도 출마하든가 그렇지 않으면 국회의원이라도 하려고 하지 않았겠습니까."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YTN라디오 <출발 새아침>과 한 인터뷰에서 자신은 대권에 도전할 의사가 없다고 공개 천명했다.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이 지난 1일 "(김 위원장은) 진보, 보수를 오락가락하면서 권력욕이 굉장히 강한 분이다. 대권을 준비하고 있다"라고 주장한 것에 대한 반박 성격이다.
김 위원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박 의원만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차기 당권주자 중 한 명인 이해찬 의원 역시 지난 7월 23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한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정치 욕심도 있다. 2007년도에 대선 출마도 하려고 열심히 노력하고 그랬다"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이날 정치권의 이러한 평가에 대해 "너무 높이 평가하신 것 같다"라면서 선을 그었다.
그는 구체적으로 "제가 최근에 쓴 책이 있는데 그 책의 서문에 첫 문장이 뭔가 하면 '권력의 속살은 잿빛이다' 이렇게 얘기했다. 그만큼 무겁다는 얘기"라면서 "그 무겁고 험한 짐을 질 만큼 큰 인물인가.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진짜 제 정치를 한다면 뭘 하든 당에 들어가서 작은 칼이든 큰 칼이든 휘두르면서 당협위원장 교체부터 하고 인적청산 한다고 야단을 쳤을 것"이라며 "그런데 지금 여러 가지 욕도 먹으면서도 '인적청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시스템과 문화를 바꾸는 것' 이렇게 가는 것도 사실 제가 권력에 욕심이 없기 때문 아닌가 제 스스로 그렇게 물어본다"라고 강조했다.
당협위원장 교체·공천제도 개혁 가능성 닫지 않아다만, 그는 현 비대위원장직을 사실상 전권형으로 보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냈다. 임기 중 당협위원장 교체 가능성도 닫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현 비대위원장의 권한을 '전권형' 혹은 '관리형' 중 무엇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비상대책위원장이 당대표로서의 권한을 다 행사하기 때문에 전권과 관리라는 의미가 별 관계가 없다고 본다"라면서 "당대표로서 가진 권한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다 하려고 한다"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말하자면 당협위원장 교체라든가, 굳이 인적청산을 이야기하자면 그런 부분도 있을 수 있고 그 다음에 더 중요한 것은 결국 공천제도 같은 제도를 바꿈으로써 우리 사회에 새로운 정치제도나 문화를 자리 잡게 하는 것. 이것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 위원장은 회복되지 않는 한국당의 지지율과 관련해선 "계속 떨어지다 일단 이제 좀 멈춘 것 같다. 국민들의 시선이 여전히 차갑다는 이야기"라며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오히려 그 차가운 시선이나 냉소를 저희들 혁신하는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문재인 VS. 홍준표' 식의 선거구도가 지방선거 이후에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는 얘기엔 "표심하고 정당 지지도는 다르다고 생각한다"라면서도 "홍준표 전 대표가 빠졌다고 해서 바로 그렇게 이미지가 변하고 바로 올라가고 내려갈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