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베엠베(BMW)의 리콜대상 차량에 대한 운행정지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BMW 차량 화재사고가 계속되고 있다. 9일 오전에만 고속도로를 달리던 BMW 차량 2대가 불에 탔다. 특히 이들 차량 가운데 한대는 이번 사태로 BMW쪽에서 실시중인 리콜 대상 차량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9일 오전, 경기도 의왕시 제2경인고속도로와 경남 사천시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던 BMW 차량 2대에서 또 불이 났다.
제2경인고속도로에서 불이 난 차량은 2014년식 320디(d)로, 리콜 대상에 포함된다. 해당 차량 소유주는 소방당국에 "달리던 중 보닛에서 연기가 올라와 갓길에 주차했더니 불이 났다"고 진술했다.
남해고속도로에서 불이 붙은 차량은 2011년식 730d다. 730d의 경우 리콜대상이지만, 2011년식 차량의 경우는 대상에 빠져 있다. 지난달 26일 BMW코리아는 리콜대상을 내놓으면서, 730d의 경우 2012년 7월2일부터 2015년 1월28일(1010대)에 생산된 차로 한정했다. 이날 화재가 난 차의 경우 이같은 조건에 있지 않은 차였다. 이 차량의 운전자 또한 보닛에서 연기가 피어 오른 뒤 불이 붙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리콜 대상이 아닌 차량에서도 화재가 발생함에 따라 BMW가 진행중인 리콜에 대한 신뢰성도 큰 타격을 입게됐다. 또 정부가 검토중인 BMW 차량 운행정지 명령 역시 더욱 힘을 받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BMW 차량 소유자들의 집단행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날 오전 11시 'BMW 피해자 모임' 소속 회원 20명과 화재 피해 차량 소유주 이광덕 씨는 서울남대문경찰서에 회사의 제작결함 은폐 의혹을 수사해달라며 형사 고소장을 접수했다.
피고소인은 김효준 BMW 코리아 회장과 요한 에벤비클러 BMW 그룹 품질관리 수석 부사장 등 본사 임원 5인이다. 차량 소유주들은 이들에 대해 자동차관리법 제78조의 제31조 제1호를 근거로 제작사가 차량 결함을 은폐·축소 또는 거짓 공개한 혐의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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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소장 접수하는 BMW차량 화재 피해자들 연이은 BMW차량 화재 관련 ‘BMW 피해자 모임’ 회원과 화재 피해자가 9일 오전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요한 에벤비클러 BMW그룹 품질관리부문 수석 부사장과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 등 6명에 대한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이광덕 BMW차량 화재 피해자(가운데)를 비롯한 피해자들이 고소장 제출을 위해 민원실로 이동하고 있다. |
| ⓒ 권우성 | 관련사진보기 |
차량 소유주들은 BMW가 2016년부터 이지알(EGR, 배기가스재순환장치) 모듈의 결함을 알고 있었으면서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아 연이은 화재 사고가 일어났다고 보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BMW의 해당 부품 결함 은폐 정황은 3가지다. 첫째는 2017년식 신형 차종에는 성능이 개선된 EGR 쿨러와 밸브가 적용됐다는 점이다. 부품의 문제를 수정하기 위해서는 통상적으로 최소 1년 전에 설계에 들어가기 때문에 회사에서 결함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둘째는 BMW 코리아가 지난 3월 일부 소형차종에 대해 개선품 창작을 위한 변경인증을 신청했고 이어 4월에 리콜을 실시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처럼 회사쪽에서 EGR 모듈 결함 사실을 알고도 올해 초 국토부에 리콜계획서를 따로 제출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BMW코리아는 지난달 26일에서야 리콜 계획을 발표했다.
하종선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BMW가 해당 부품의 결함을 2016년에 이미 파악하고 있었으면서 화재의 원인인 줄 몰랐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형사 처벌을 면하기 위해 EGR 모듈 결함으로 은폐하고 또 다른 원인에 대해 꼬리를 자르고 있는 형국이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