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제일사료 주식회사에는 4개의 공장이 있다. 대전, 인천, 함안, 익산. 이 중 대전과 익산에는 민주노총 노동조합이, 함안과 인천에는 한국노총 노동조합이 만들어져 활동하고 있다. 16일 이 4개의 노동조합이 대전공장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하고 파업 투쟁에 나섰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함께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하고 파업투쟁에 나선 것이다.
제일사료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민주노총 화섬노조 제일사료 대전지회, 익산지회, 한국노총 연합노련 제일사료 노동조합 인천공장, 함안공장)은 16일 대전공장에서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하고, "더 이상 앉아서 기다리는 것은 미련한 짓"이라며 "노동자들이 단결하여 투쟁해서 생활임금과 노동자의 권리를 쟁취"하겠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하여 "올해의 임단협은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 노동시간 단축으로 인한 실질임금 저하 등의 제도 개악으로 인해 처음부터 난관이 예상"되었다며, "우리 노동자들은 사료생산이라는 특수성에 따라 휴일도 없이 1년 365일 교대근무를 하며 강도 높은 노동으로 고통을 받아왔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생산수당 4만 원을 기본급화 해달라는 우리의 요구가 진정 문제인가!"라며 "4만원을 기본급화 하면 사측은 1년에 5천만 원의 인건비 증액을 필요로 한다. 노동자들에게는 1인당 연간 28만 원에 불과하다. 1년 200억의 영업이익을 내는 사측이 노동자 1인에게 1년에 28만 원을 더 주기 싫어서 거리로 내쫓는 현실이 분노"스럽다고 사측을 규탄했다.
이들은 "1)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실질적 임금 저하를 막아내고, 2) 노동력 착취도구인 탄력 근로제 시행을 막아낸다. 3) 노-노 갈등을 유발하는 사측의 노조탄압 작태를 분쇄하고, 4) 노동악법 철폐, 노조 탄압 분쇄, 노동적폐 청산을 위한 총력투쟁을 결의"한다며 총파업 투쟁과 이후 임단협 승리까지 단결 투쟁 할 것을 결의했다.
발언에 나선 민경영 위원장(인천공장)은 "제일사료노동조합이 하나가 되어 투쟁에 나섰습니다. 노동자의 단결된 힘만이 우리의 권리를 쟁취할 수 있는 가장 큰 힘입니다. 하나된 제일사료 공동투쟁본부의 힘으로 단결하여 투쟁하고, 승리합시다"라며 힘찬 투쟁을 결의했다.
이어서 발언에 나선 강상대 지회장(익산공장), 박재형 지부장(함안공장)도 노동자들의 단결 투쟁을 통하여 이번 파업 투쟁을 승리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제일사료 노동자들이 파업 투쟁에 나서는 것은 57년 역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라며, 노동자들을 파업으로 내몬 사측에 대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조진석 지회장(대전공장)은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이 이렇게 함께 투쟁에 나서는 것이 더욱 큰 의미"라며 "옆에 있는 동지들이 바로 함께 뜻을 나누고 있는 동지들입니다. 한국노총, 민주노총을 떠나 제일사료 노동조합의 조합원으로서 우리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투쟁에 더욱 적극 나섭시다"라며 노동조합간의 차이를 없애고 단결하여 투쟁할 것을 주장했다.
연대사에 나선 한상훈 본부장(화섬노조 대전충북본부)와 이대식 본부장(민주노총 대전본부) 또한 처음으로 파업 투쟁에 나선 제일사료 노동조합의 투쟁을 응원하고, 4개 공장이 연대하여 투쟁하고 있는 만큼, 지역과 화섬노조에서 함께 힘을 보태 승리하자고 조합원들의 결의를 모았다.
제일사료 주식회사와 노동조합간의 교섭은 지난 3월 시작하여 15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대부분의 사항이 합의되었지만, 생산수당 4만 원을 기본급화 하는 문제에 이견이 있어 조정을 신청하였으나 최종 결렬되어 파업투쟁에 나섰다고 한다.
제일사료 대전공장 한 조합원은 "사측이 현재 공동투쟁본부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한 노동조합에게는 특혜를 주고, 나머지 노동조합들은 무시하는 방식으로 노-노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며 "사측의 영향력 하에 있는 노동조합이 말이 되느냐"라며 울분을 토하기도 했다.
제일사료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는 15일 사측과 밤샘교섭을 진행하였으나 진척이 되지 않았다며 앞으로도 파업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16일 오후 3시 사측과의 교섭이 다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고, 어떠한 결과가 나올지는 아직 모르는 상황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