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원 정자동 주민들은 늦잠을 자고 싶어도 오전 7시면 기상하게 된다. 수원 대유평지구 2-2블럭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 공사차량 출입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지난 17일 오전 7시 무렵 정자동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 공사현장에 수십 대의 덤프차량과 굴삭기가 집결했다. 이어 수십 명의 공사 관계자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공사가 시작됐다.
화서역 파크 푸르지오 공사 현장과 인접한 D아파트와 Y아파트 거주민들은 피해가 막심하다고 주장한다. 정자동에 거주하는 이영환씨는 "2주일 전에 베란다 샤시 청소를 했는데 벌써 흙먼지로 범벅이 됐다"라면서 "길 건너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분진으로 인한 피해를 입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 다른 주민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1시 30분까지 발파작업이 진행된다"라며 "사이렌과 폭약 소리에 아이들이 겁에 질려한다"라고 전했다. 정자동 입주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공사를 진행하는 대우건설에서 적절한 피해보상 대책이 필요하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발파작업에 대해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거 지역과 인접해있는 구역은 중규모 및 소규모 진동제어공법을 적용하고 있다"라며 "지발당 발파공수는 10공 내외, 화약은 5kg 미만으로 소음 및 진동을 최소화하고 있다"라고 해명했다.
소음 문제뿐 아니라 공사현장 앞 수성로 흙탕물도 통행하는 주민들에겐 골칫거리다. 공사현장 앞 수성로 일대는 환경정화차량이 주기적으로 도로에 물을 뿌려 분진을 예방하고 있다. 그런데 이따금씩 덤프차량에서 흙더미가 쏟아져 도로에 뿌린 물과 합쳐져 흙탕물이 되고 있다.
공사현장 앞을 통행하는 운전자들에게는 차량이 흙탕물에 범벅이 되기 때문에 불만이 매우 크다. 정자동 입주민 커뮤니티에는 흙탕물을 덮어쓰고 자동세차를 해서 낭패를 입었다는 주민의 글도 올라왔다. 입자가 큰 모래가 포함돼 있는 흙탕물에 차량 전면부가 더러워졌다면, 손세차를 하거나 미리 물을 뿌려 모래를 차량에서 떼어낸 뒤 세차를 해야 한다.
일부 주민들은 대유평지구 내 공사폐기물 야적에 대해서도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정자동 송림초등학교 건너편에 공사현장에서 발생한 폐기물과 토사를 쌓아두고 있는 것이 지난 16일 확인됐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부지 내에 폐기물 야적장은 운영하지 않고 있다"라며 "임시로 토사 등을 모아두고 바로 다른 곳으로 옮긴다"라고 해명했다.
대우건설 관계자의 해명에도, 송림초등학교 학부모들은 학교 바로 앞 토사 야적에 대해 반대하는 기류가 강하다. 한 학부모는 "공사현장과 인접한 명인중학교는 지난 13일 개학을 해서 아이들이 통학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송림초등학교가 개학하는 22일 이전에 학교 건너편에 쌓아둔 폐기물을 치워달라"고 요구했다.
수원시는 대유평지구 공사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재에 나섰다. 지난 16일 오후 대유평지구 인근 아파트 대표와 대우건설 현장 관련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간담회에는 신태호 장안구청장을 비롯해 장안구 환경위생과 공무원들이 참석했다.
신태호 장안구청장은 "시에서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최대한 경청하겠다"라며 "장안구청 역시 행정력을 총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현장 안전감사를 통해 공사가 적법하게 진행되도록 지도하겠다"라며 "그외 도로교통에 대해서도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