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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산군청은 주민들과 기자의 요청에 뒤늦게 시료 채취에 나섰다.
예산군청은 주민들과 기자의 요청에 뒤늦게 시료 채취에 나섰다. ⓒ 이재환


시골 마을 작은 샛강에 상습적으로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27일 충남 예산군 삽교읍 효림리 앞을 가로지르는 개울에 기름띠가 둥둥 떠 흐르는 장면이 목격됐다. (관련 기사: 비만 오면 샛강에 기름띠가... '고의로 유출했나' 의혹 제기) 효림리 인근에는 예산산업단지가 위치해 있다. 주민들은 산업단지를 기름유출의 근원지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예산군청 관계자들은 현장을 방문해 유출된 기름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갔다. 하지만 사건이 발생한 지 일주일 만인 지난 4일 기름유출 사고가 또다시 발생했다. 주민 A씨는 "이번에는 지난번보다도 기름이 더 많이 떠내려오고 있다"며 두 번째 제보 전화를 걸어왔다.

지난 4일 역시도 현장에는 주민들은 물론이고 예산군청 관계자들과 삽교읍사무소 직원들까지 나와 있었다. 비가 오지 않아서인지 이번에는 지난번보다 기름이 더욱 탁하고 진하게 보였다. 육안으로나 휴대폰 카메라를 통해서도 기름띠가 확인될 정도였다.

예산군청 직원들은 기름 유출의 진원지를 찾겠다며 개울과 하수구를 돌아다녔다. 물론 이날도 기름 유출의 근원지는 찾지 못했다. 인근에 있는 예산산업단지가 기름 유출의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지만 '심증'만 있을 뿐 '물증'이 없다. 예산산업단지 측이 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산업단지에는 44개의 업체가 입주해 있다. 이 중 상당수는 자동차 관련 기업이다. 어떤 형태로든 기름을 사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환경전문가들은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하면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성분 분석을 의뢰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예산군은 기름의 성분 분석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효림리 주민들은 이 같은 예산군의 태도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국가 기관에 기름의 성분 분석을 의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예산 군청 관계자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이미 최근에 오염도 검사를 의뢰했다"고 말했다. 해당 공무원의 주장대로 예산군청 측은 지난달 27일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했다.

 
▲ 기름 유출 유출된 기름으로 보이는 물질이 효림리 앞 샛강을 흐르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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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으로 단정할 수 없다"는 예산군청 직원

효림리 주민 A씨는 "유출된 기름의 성분을 조사하고, 산업단지에서 사용하는 기름과 대조하면 범인을 특정할 수 있다"며 "하지만 현장을 방문한 군청직원들은 전혀 그럴 의사가 전혀 없어 보였다"고 꼬집었다. 이어 그는 "예산군청이 원인 규명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경우 검찰에 고발해서라도 근원지를 찾아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민 B씨는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기름 유출 업체를 찾아내서 합당한 처벌을 하고 재발을 방지해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단지 관계자도 "산업단지에서 기름이 유출되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자체 조사라도 벌이겠다"고 말했다.

유출된 기름이 예산산업단지 쪽의 우수관로에서 흘러나온 것은 이미 확인이 된 상황이다. 그럼에도 현장을 방문한 예산군청 관계자는 "해당 물질이 기름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다"라며 "게다가 산업단지가 근원지라고 볼만한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민들과 기자의 제안을 받아들여 결국 이날도 시료를 채취해갔다.

서상옥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기름 유출의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성분분석이 필수라고 전했다. 서상옥 사무국장은 올해 초 발생한 '삽교호 기름유출 사건'에서 기름의 성분을 밝히는데 일조한 바 있다.  

서 사무국장은 "주민들은 사설 업체에 의뢰해서라도 기름의 성분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며 "오해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행정은 행정대로, 주민들은 주민들대로 기름의 성분을 교차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효림리 #기름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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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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