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초 물치항 근처 바닷가에서 그네 의자에 앉아 밤바다를 바라본다. 친구들과의 이야기는 끝없이 이어진다. 밤바다 사진을 찍으며 파도소리를 듣다 보면 시간 가는 줄도 모른다.
친구들과 속초에 다녀왔다. 오래 전부터 친구들이 1박 2일로 속초에 다녀오자고 졸랐다. 숙소를 예약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즐거웠다.
12일 오전 8시에 만나 송추 외각 순환도로를 타고 설악산으로 달려 설악동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전 11시 30분이다. 배낭을 메고 울산바위를 향하여 산을 오른다.
외국인들도 많이 찾는 '울산바위'
신흥사에서 흔들바위가 있는 계조암까지는 경사가 심하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걷는다. 걸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흔들바위에 도착했다.
흔들바위가 있는 넓은 바위 위에서 몇몇 등산객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두 남성이 흔들바위를 힘껏 밀어 본다. 그 모습을 일행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다. 이 바위에서 울산바위를 바라보면 흔들바위, 계조암과 어울려 아름다운 그림이 된다.
이제부터 울산바위까지는 급경사길이다. 끝없이 이어지는 계단을 천천히 오른다. 울산바위를 오르며 외국인들이 꽤 만난다. 울산바위는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있는가 보다.
몇번을 쉬었다가 오르니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다. 많은 사람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울산바위 뒤로 미시령 고개길이 구불구불 이어진다. 속초 시내가 한 눈에 보인다. 멀리 화채능선과 공룡능선쪽에는 구름이 산을 덮고 있다.
설악동이 보이는 넓은 데크에서 등산객들이 점심을 먹고 있다. 우리도 간단히 점심을 먹었다.
천천히 하산한다. 계곡의 물소리가 커지는 것을 보니 신흥사가 가까워졌나보다.
동해 바다는 그리움이다
산을 내려와 우린 속초 중앙시장으로 간다. 여기서 4명이 먹을 회를 떠가지고 간다. 광어와 방어 비슷한 생선을 4만 원, 생선찌개 양념을 5천 원에 구입했다.
바다가 보이는 숙소에서 회와 찌게를 먹으며 즐거운 이야기를 나눈다. 저녁을 먹고 우린 바닷가로 산책을 나갔다. 동해의 파도 소리는 유난히 크게 들린다. 파도가 밀려 가면서 조르르 돌 굴러가는 소리가 듣기 좋다.
물치항의 등대가 빨간색과 파란색 불빛을 비춘다. 바닷가 잔디 위에 그네 의자가 2개 있다. 그네를 타며 깜깜한 바다를 바라 본다. 멀리 고깃배들의 불빛이 보인다.
숙소로 돌아가 자리에 눕는다. 내일 새벽에 바닷가로 나가 바다 사진을 찍을 계획이다.
새벽에 눈을 뜨니 오전 4시 40분이다. 카메라를 메고 바닷가로 나간다. 바닷가 가로등이 환하게 길을 밝혀준다.
동쪽하늘이 아직은 깜깜하다. 오전 5시 20분이 지나자 동쪽 하늘이 조금씩 붉게 물들기 시작한다. 바다 위에는 구름이 짙게 덮여 있다. 이날도 온전한 일출은 볼 수 없었다.
속소로 돌아와 아침 식사를 하고 오전 9시에 숙소를 나와 아바이마을로 갔다. 얼마 전 이산가족 상봉이 있을 때, 이 곳 아바이 마을의 실향민들을 취재하는 뉴스를 보았다. 이곳에는 함경도에서 내려와 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실향민들은 대부분 고령인데 언제나 그리운 가족, 고향을 볼 수 있을까. 그 분들의 이야기가 안타깝다.
우린 동명항 주변의 바닷가 카페로 가서 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냈다. 예전에는 이곳저곳 관광지를 찾아다녔는데 이젠 조용한 곳에서 편히 쉬는 것을 좋아한다.
친구가 가진항에 들렸다가 진부령을 넘어 서울로 가자고 한다. 가진항에서 문어 몇마리 구입하여 서울로 돌아 왔다. 아직도 물치항 앞 바다의 파도 소리가 귀에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