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공동취재단 신나리 기자 /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9월 평양공동선언'(아래 평양공동선언)을 "중요한 방향을 설정한 선언"이라고 평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비핵화 의지를 밝혔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진행한 브리핑을 통해 "생중계 텔레비전 앞에서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드러냈다. 최정상급에서 이렇게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밝힌 적이 없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북한이 불가역적인 폐기를 하겠다고 한 만큼 외교적 절차를 통해 최종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논의할 때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동창리 엔진실험장·미사일 발사대 폐기, 영변 핵시설 폐기는 비핵화 진행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북한의 핵 능력 중 상당한 부분을 차지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일단 내주 한미정상회담이 있을 것이고, 유엔총회 계기에 장관급 협의가 이뤄질 수 있다"라며 "북미가 만나 협상하면 아주 좋은 진전이 이뤄질 것이다. 이를 기초로 북미정상회담까지 이뤄지면 금상첨화일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트럼프의 '환영', 협상 준비 돼있다는 뜻"
이 본부장은 "밤사이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남북 평양공동선언을 환영했다"라며 "(미국 역시) 북한과 협상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또 "북한이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폐기 등을 얘기한 만큼 이제는 외교적 협상을 통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를 의논할 때가 됐다"라고 짚었다.
폼페이오 장관이 오스트리아 빈에서 북한 대표단과 만나기로 제안한 것을 두고는 "빈의 상징적인 의미가 고려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오스트리아 빈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본부가 소재한 곳이다. 또 유럽에 북한 대사관이 있는 곳은 많지 않지만, 빈에는 북한 대사관이 있다.
"우리 역할 자리잡아... 평양회담 앞두고 미국과 긴밀 협의"
이 본부장은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남측의 역할이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남북관계 진전이 북미 간 진전을 가져오는데 밑받침이 될 수 있다는 논리를 방증한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성과를 만들어내고 다시 미국에 넘겨주는 우리 역할이 분명히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한다"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우리 정부가) 북미 비핵화 협상의 문을 열어주고 기반을 마련하는 길잡이, 징검다리 역할을 했다면 앞으로는 이를 넘어서는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한미 간의 협의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뚜렷이 밝혔다. 이 본부장은 "남북정상회담 평양을 앞두고 미국과 이를 긴밀하게 협의했다"라며 "여러 가지 방식으로 (한미가)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