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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을 자주 마주하게 되는 추석. 세상 돌아가는 판을 좀 안다고 은근히 내세우고 싶은 당신에게 오마이뉴스가 드리는 팁. 최근 핫한 사회 뉴스 중 추석 밥상에서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 좋은 뉴스만 골라 핵심을 추렸습니다. 오고가는 대화 속에 정이 싹트는 추석 보내세요.[편집자말]
 
 선배님~하이파이브 수능 대박!
선배님~하이파이브 수능 대박! ⓒ 이정민
 
대학입시 제도가 또 바뀐다. 당장은 아니다.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을 치르는 2022년부터다. 정부는 이때부터 대학이 신입생을 모집할 때 10명 중 3명 이상은 정시로 선발할 것을 권고했다. 

여기서 질문. 정시가 뭘까? 가족 중에 수험생이나 미래의 수험생이 없다면 이 용어도 생소할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은 정시와 수시로 입학생을 모집한다. 수시 모집은 대학별 고사나 내신이라 하는 학교생활기록부 등으로 학생을 뽑는 걸 말한다. 정시 모집은 수능이라고 줄여 부르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하는 것을 말한다.

(편의상 정시와 수시로 나눠서 말했지만, 수시 모집 대학들이 수능 최저 등급을 제시해 해당 등급에 미달하면 불합격 시키기 때문에 수시와 정시를 섞어서 모집한다고 보면 된다.)

그렇다면 교육부가 발표한 '정시 비율 30% 확대'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시는 수능, 수시는 내신 강화  

정시를 확대하면 수능이 강화된다. 한 번 보는 시험으로 대학의 간판이 달라진다. 학생들은 고득점을 위해 학원에 가고 족집게 과외를 한다. 학교에선 수능 시험에 반영되는 과목 위주로 수업을 하고, 학생들은 명문대 입학률이 높은 특목고(특수목적 고등학교)나 자사고(자립형 사립고등학교)에 들어가려 중학교, 아니 초등학교 때부터 사교육을 받는다.

수능이 강화되면 공교육이 무너지고, 사교육 시장이 확대돼 교육 현장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해진다. 다시 말해 돈 없는 집 아이들이 명문대에 입학할 기회가 줄어든다는 게 정시 확대 반대론자들의 주장이다.

수시는 어떨까. 중간고사나 기말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야 한다. 수업을 열심히 들어야 하고 포기하는 과목도 없어야 한다. 남들보다 입시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려면 각종 경시대회에 나가서 수상하거나 자격증을 따야 한다. 대학 입학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참고로 원래 교외 경시대회는 학생부에 적지 못하게 돼 있고 학생부종합전형에 반영이 안 되지만 교내 경시 대회 실적은 학생부에 반영할 수 있다. 수상경력 기재를 학기당 1개로 제한했다.)

말은 좋은데 이렇게 하려면 학생들은 슈퍼맨이 돼야 한다. 복잡한 입시 제도를 이해하는 것도 어려운데 학교생활기록부도 '종합적으로' 좋아야 한다. 학생 혼자 하기엔 버겁다. 우등생의 3대 조건인 '엄마의 정보력과 아빠의 무관심, 할아버지의 재력'이 필요하다. 이것 역시 '부익부 빈익빈'이다.  
   
그래서 수시 반대론자들은 수능이 더 '공정한 방식'이라고 주장한다. 수시로는 개천에서 용 나기 힘들다. 기회가 균등하려면 차라리 정시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

정시나 수시나 부모의 재력이 뒷받침 된 사교육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그래도 어느 것이 더 공정하고 더 창의적인 교육이냐를 놓고 의견이 맞서는 것이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교육부 권고를 시뮬레이션 해보니 지금보다 35개 대학이 5354명을 정시로 더 뽑아야 한다. 주요 학교별로 보면 현재 정시비율이 20.4%인 서울대는 300여 명을 더 수능 성적으로만 뽑아야 한다. 20.6%를 정시로 선발하는 이화여대도 마찬가지다. 고려대는 정시 비율이 16.2%로 600명을 정시로 모집해야 한다. 올해 신입생 전원을 수시로 뽑은 포항공대는 99명을 수능 성적으로 학생을 선발해야 한다.

당신은 정시 확대와 현행 수시 유지 중 어느 것이 낫다고 보는가.

#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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