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이뤄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회동이 비핵화 협상에서 일정한 진전을 거둔 것으로 알려지면서 북미 양국 간에 입장차가 상당히 좁혀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7일 오후 서울을 찾은 폼페이오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을 접견해 모두발언에서 "방문이 상당히 좋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아직 우리가 할 일이 상당히 많지만, 또 한 걸음 내디뎠다"고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지난 7월 초 3차 방북 때 폼페이오 장관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 이후 북미 간에 세 달여에 걸친 협상 교착이 이어졌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4차 방북은 북한의 비핵화 초기 조처와 미국의 상응조치 사이의 빅딜 성사 가능성과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여부에 관심이 모아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7일 오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오찬을 포함해 3시간 30분간 회동한 뒤 같은날 오후 서울로 날아와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했다.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가급적 빠른 시일 내 개최키로 김 위원장과 의견을 모았다"며 "미북 양측은 2차 정상회담의 구체적인 시기와 장소를 결정하기 위한 협의를 계속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볼 때 빠르면 10월 내에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문 대통령에게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 정부의 참관 문제 등에 대해 협의가 있었으며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에 관해서도 논의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미북 양측이 실무협상단을 구성해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와 북미정상회담 일정 등을 빠른 시일 내에 협의키로 했다"고 덧붙였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이러한 발언들로 비춰볼 때 폼페이오 장관과 김 위원장 간에 북한의 동창리 엔진실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기에 대한 미국의 참관, 영변 핵시설 폐기, 종전선언,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완화 등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라면서 "빠르면 이번 주 안에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위한 실무 협의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내다봤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번 4차 방북에서 김 위원장과 오찬을 포함해 3시간 30분 동안이나 대화를 나눴기 때문에 북한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해 상당히 깊은 논의가 이루어졌을 것으로 짐작된다.
정성장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 조치들과 미국이 취할 상응조치에 대해 동시에 논의가 이뤄지게 된 것은 북한이 요구해온 단계적 접근과 동시행동 원칙을 미국이 마침내 수용한 것으로써 비핵화 방법론과 관련해 미북 양국 간의 입장 차이가 크게 좁혀진 것은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할 부분"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