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김남권 설승은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9일 평양에서 한 국가보안법 관련 발언에 대해 "대립과 대결 구조에서 평화공존 구조로 넘어가는데 그에 맞는 제도나 법률을 검토할 필요가 있고, 국가보안법도 그중에 하나라고 얘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가진 10·4선언 기념행사 방북단과 방미특사단의 합동 기자간담회에서 "(국보법을) 폐지, 개정한다고 얘기한 게 아니다"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사람사는세상 노무현 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방북한 이 대표는 "북미 간 대화가 완전히 이뤄져서 평화협정을 맺는 단계가 돼야 제도 개선 얘기를 할 수 있다"며 "제도 개선을 먼저 얘기하면 본말이 전도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또 남북 국회회담을 다시 한 번 북측에 요청했다면서 "(북측은) 한국에서 반대하는 야당이 있다는 것에 우려하면서도 '어려움이 있지만 국회 회담은 하겠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당이 남북 국회회담을 서울에서 하면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어떻게 논의를 진행할 것이냐'는 물음에는 "남북 국회 간에 교섭이 시작된 것은 아니라서 (우리가 평양으로) 갈지, (북측이 서울로) 올지는 논의가 아직 안 됐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판문점선언의 국회 비준동의 문제에 대해선 "가능한, 연내에 하는 것이 좋다"며 "상황을 봐가면서 (비준동의에 부정적인) 바른미래당과 자유한국당을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전당대회 때 20년 집권론을 얘기했는데 제가 20년 살겠어요"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 대표가 평양에서 '살아있는 한 절대로 정권 빼앗기지 않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자유한국당 등 야당의 공세가 이어지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이와 관련 "장기 집권이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다"며 "장기 집권이라는 말은 독재정권 하에 부당하게 법제도를 뛰어넘었던 것인데 정권 재창출로 네이밍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대표는 아울러 "평양이 11년 전과 18년 전에 갔을 때보다 참 많이 변했다는 것을 느꼈다"며 "전에는 정치적으로 의미 있는 곳을 보여줬는데 이번에는 과학, 교육시설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10·4 기념식 방북단을 각별하게 잘 대해주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얘기를 여러 번 들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대미특사단을 이끌었던 추미애 전 대표는 "한미 동맹이 동북아시아에서 수행하는 평화적 임무가 얼마나 중요한지와 비핵화와 주한미군 철수 교환은 절대 없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추 전 대표는 "(미국 측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정책과 남북관계 개선 노력을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감사해하는 분위기였다"면서 "미 상원에 '방북대표단을 함께 구성하자'고 제안하니 흔쾌히 '검토한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국 민주당이 북한 인권에 관심이 많고, 비핵화 문제뿐만 아니라 북한을 찾아갈 때는 인권 문제를 제기해달라는 게 있다"며 "교류와 협력을 강화할수록 전반적으로 인권에 대한 인식 수준이 올라가야 하는 것이지 정치수용소를 콕 찍어서 얘기하는 것은 우선순위가 아니라고 하니 경청해주고 이해해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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