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오전 권구훈(57) 신임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위원장에게 위촉장을 수여했다.
위촉장을 수여받은 권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환담을 나눈 뒤 청와대 춘추관으로 이동해 기자들과 만났다. 특히 이날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진행한 일문일답에서는 '이해상충 문제'가 제기됐다.
권 위원장이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막삭스의 아시아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 직을 유지한 채 러시아 등과의 경제협력을 관장하는 북방경제협력위원장을 겸임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지적이다.
권 위원장은 골드만삭스 서울지점 조사분석부 전무(2007년 12월~2015년 9월)를 거쳐 현재 골드만삭스 아시아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향후 이해상충이 현실적 문제로 제기될 정도라면 생각할 것"
이에 권 위원장은 "저도 그렇게 생각해서 오늘 대통령과의 간담회에서 말씀드렸다"라며 "하지만 지금은 북한과 (경제협력을) 못하고 있고, 안 하고 있어서 지금은 (이해)상충이 안 된다"라고 해명했다.
권 위원장은 "만약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를 같이 해서 남북관계가 좋아지면 북방경제협력위원회가 엄청나게 바빠진다"라며 "그래서 이해상충 문제가 현실의 문제로 제기될 정도가 되면 저도 생각(고민)해야겠죠"라고 말했다.
옆에 있던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도 "현재로서는 이해상충이 없다"라고 거들었다.
이어 권 위원장은 "여러분들은 비즈니스 하는 외국 회사에서 온 사람이 (위원장을) 겸직하면서 인포메이션(정보)을 가져가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실 것이다"라며 "저희 회사에서도 한 달 정도 이 문제를 검토했는데 그런 문제가 생기면 (회사가) 엄청 힘들다는 거 안다"라고 전했다.
권 위원장은 "150년 된 저희 회사도 힘들어지는 거 아니까 저라는 사람이 이거 해서 회사가 얼마나 이득을 보겠나, 한 달간 숙고해서 최종 오케이한 것이 지난주 금요일(2일)이었다"라며 "만약 여러분이 생각하는 부적절한 행동을 제가 하거나 (그로 인해) 회사에 위험이 있는데 그걸 보고하지 않으면 회사는 냉정하게 저를 자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제가 회사에서 계속 일을 하려면 가이드라인을 굉장히 잘 지켜야 한다"라며 "저는 (북방경제협력위원회에서는) 비상임에다 무보수다, 제 직장은 골드막삭스이고 재산이 많은 거 아니니까 회사를 그만두면 생계를 걱정해야 한다, 그래서 그런 일은 안할 거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권 위원장은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대통령령으로 설치돼 시행령이 있는데 그걸 보면 북방경제협력위원회는 북방경제협력 정책을 심의조정하는 위원회다"라며 "행정기관이 아니라 자문기관이다, 자문기관이니까 비상임 민간위원이 (위원장을) 겸직하면서 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자문기관이기 때문에 북한과 관련된 상황이 좋아지거나 제재가 풀리면 북한과 관련될 수 있는 북방경제 협력국가들과의 협력에 관한 정책을 조율하는 것이다"라며 "그런 정책으로 어떤 게 좋은지, 정부가 그걸 선택할지 등을 자문하는 역할이다"라고 부연했다.
"IMF-골드막삭스 경험이 북방정책 내실화에 녹아들도록..."
권 위원장은 출입기자들과의 일문일답에서 앞서 청와대 춘추관 2층 기자회견장에서 공식인사에 나섰다.
권 위원장은 이 인사에서 "그동안 구축돼온 북방경제 추진체계와 국제협력 네트워크를 충분히 활용해 더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거둬야 하는 내실화 단계로 들어서고 있다"라며 "저의 IMF와 골드만삭스에서의 경험이 북방정책 내실화에 충분히 녹아들어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권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추진하는 한반도 평화를 토대로 한 새로운 경제지도와 새로운 공간, 기회 확장이라는 비전 실현에 기여하도록 북방경제협력위원회 본래 목표인 대통령 자문 기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는 방안을 고민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