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성동조선해양의 고통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자들은 "경남도와 지자체는 성동조선 경영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고 상생협약 약속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 성동조선지회 등이 참여하고 있는 '노동자 생존권보장 조선소살리기 경남대책위원회'는 12월 6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성동조선은 지난 2월부터 법정관리에 들어갔고, 사무직과 현장직 130여명만 일하고 있으며 생산직 540여명은 내년 말까지 무급휴직 상태다.
성동조선은 법정관리 이후 새 선박 수주를 못하고 있다. 회사가 수주 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법정관리 상태인 회사에 선박 건조를 맡길 선주사가 나오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11월 22일 '조선업활력제고방안'을 발표했지만, 성동조선과 같은 중형조선소는 기대가 크지 않았다. 경남대책위는 "정부 발표는 혹시나 하는 기대를 어김없이 역시나로 만들기 충분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는 지역의 중형조선소들에게는 전혀 실효성도 없는 그야말로 빛 좋은 개살구였다"며 "중소형 조선소를 비롯한 기자재업체를 위한 방안이라며 뒤늦게 말하고 있지만 당사자들 또한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는 비판의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들은 문재인정부에 대해, "무대책으로 일관했던 지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무능한 조선업정책과 도대체 무엇이 다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8월 맺었던 성동조선 상생협약 이행하라"
이들은 상생협약 이행을 촉구했다. 이들이 말하는 상생협약은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경남도, 성동조선 노사가 지난 8월 맺은 "성동조선해양 상생협약"을 말한다.
당시 상생협약에는 "회사는 정리해고 하지 않고 고용을 보장한다", "노동조합은 M&A와 경영정상화에 협력한다", "경남도는 노동자 생계지원 대책(임시고용 지원 등)과 회사 경영정상화를 위한 행정적 지원을 다한다",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경영정상화 지원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러나 아무런 진척이 없다는 것. 경남대책위는 "상생협약을 맺은지 4개월째 접어들고 있으나 지금 남아 있는 것은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무급휴직에 들어간 성동조선노동자들의 고통뿐이다"고 말했다.
이들은 "성동조선은 현재 어려운 업황으로 인해 고육지책으로 2차 분할매각을 진행 중이며 그 결과를 예측하기도 쉽지 않은 상태이지만 성동조선 노동자들은 다시 희망을 만들어가기 위해 연일 노심초사하며 힘든 시간을 버티고 있다"고 밝혔다.
"당사자 논의도 없이 분할매각 반대하다니"
1~3야드 (분할)매각이 논란이다. 노동자들은 각 야드마다 자체적으로 선박을 건조할 수 있기에 분할매각이라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통영상공회의소는 지난 11월 21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분할매각 반대와 유휴부지 임대"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경남대책위는 이해당사자인 회사나 노동조합과는 단 한마디 논의도 없이, 나아가 아무런 고민과 대안 없이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만을 외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그동안 통영시와 지역정치권이 성동조선에 보여준 무능한 행보에 대한 지역민과 성동조선노동자들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최근 성동조선에 대한 LNG 운반 및 연료추진선박 기술협약 체결 등 생존을 위한 절박한 몸부림을 치고 있으며 노조 또한 노동자들이 일터로 되돌아갈 날만 기다리며 다가올 앞날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남대책위는 "통영고성 지자체와 경남도가 정부의 실효성 없는 조선산업 대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성동조선에 대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노동자 생계지원과 경영정상화 지원방안을 조속히 마련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속노조 성동조선지회는 "경남도는 매각 성사 시를 대비하여 상생협약에 따른 이후 세제지원과 규제완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즉각 마련할 것", "경남도는 성동조선해양의 매각 이후 정상화 시점까지 사업장의 수주영업에 대한 원활한 선수금환급보증(RG발급) 등의 금융지원에 적극 노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