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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린 나비의 날갯짓마냥
바다 건너 아버지의 하늘로 날아가고 싶은
칭다오 밤의 색소폰 소리 
 - 디카시 <청도조선족작가협회 10주년 기념식장에서>


지난 15일 저녁 청도조선족작가협회 설립 10년 기념 행사에 참석했다. 칭다오에 조선족작가협회가 태동된 것은 중국의 개혁개방과 한중 수교를 계기로 동북 3성에 머물러 살던 조선족들이 내륙과 연해 도시로 진출이 이뤄진 것과 궤를 같이 한다.

개혁개방 이후 칭다오는 중국과 세계를 잇는 개방성이 강한 도시이다. 특히 한국과는 더욱 밀접한 관계다. 2016년 10월에 도쿄에서 열린 11차 한중일경제통상장관회의에서 중국 상무부가 세 나라간의 통상관계의 증진을 위해 '한중일 경제협력 시범도시'로 제안하여, 한국의 경우 칭다오시와 부산, 대전시가 파트너 협약을 맺었다.

칭다오의 청양구는 4000여 개 한국기업이 있어 한중간의 경제교류가 가장 활발한 곳의 하나이다. 최근 청도 청양구에 머물며 시간이 있을 때 숙소 인근 스타벅스에 주로 와서 노트북으로 글도 쓰는데, 이곳에서도 한국어를 쓰는 사람들을 보는 것은 너무 흔한 일이다. 한국식당도 많아 여기가 한국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들기도 한다.

청도조선족작가협회 설립 10주년 기념문집 <갯벌의 하얀 진주>(2018) 머리말에서 이문혁 회장도 "우리 민족문화 기반이 워낙 빈약한 산동지역에 기존의 고향문단에서 이미 어느 정도 자리매김하였거나 나름대로 문학에 꿈을 꾸고 있었던 문인들이 하나 둘씩 개혁개방의 영향을 받아 청도, 위해, 연태 등 연해지역에 이주하면서 문학에 뜻을 같이하는 문학인들의 동아리가 점차적으로 형석하게 되었다"라고 밝히고 있다. 마침 오늘은 중국 베이징의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이 열린 뜻깊은 날이다.

중국의 개혁개방과 함께 한중수교로 칭다오에 한국기업들이 대거 들어오고, 칭다오에도 청도조선족작가협회가 만들어진 것이다. 청도조선족작가협회는 2007년 12월 28일 중국청도연해조선족문인협회를 창립하여 2013년에 '청조조선족작가협회'로 명칭을 변경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는 바, 산동 연해지역 조선족 문학 발전을 위해 활동을 하며 한국문단과의 국제교류도 활발한 편이다.
 
 2007-2018 청도조선족작가협회 걸어온 발자취
2007-2018 청도조선족작가협회 걸어온 발자취 ⓒ 이상옥
   
 연변대 우상렬 교수의 문학원론 특강
연변대 우상렬 교수의 문학원론 특강 ⓒ 이상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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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식전 섹소폰 연주 ⓒ 이상옥
 
청도조선족작가협회 10주년 기념식에는 100여 명 이상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식전에 호텔 별실에서 연변대학 우상렬 교수의 문학특강도 있었다. 청도조선족작가협회에서는 기념식에 앞서 늘 문학 특강을 마련하여 행사의 내실을 기한다.

연변대학은 중국의 한국학 본산이다. 연변대 우교수가 어떤 내용으로 특강을 할까, 상당히 궁금했다. 한 마디로 기대 이상이었다. 문학원론 강연이었는데, 중국 시경으로부터 현대정신분석학 이론을 원용하여 문학의 본질을 잘 짚어 주었다.  

연변대 우상렬 교수 특강

행사는 회장 인사와 여러 단체장들의 축사, 여러 공로자들에 대한 포상 등으로 이어지며 만찬으로 마쳤다. 청도조선족작가협회는 중국 내 소수민족으로서 민족의 정체성을 지키며 그것을 한국어로 형상화하여 문학작품을 생산해내는 정말, 의미 있는 작업을 계속 확장해 나가는 열의에 가득 차 있었다.

오는 1월 16일에는 칭다오에서 한국디카시연구소와 청도조선족작가협회간 MOU를 체결을 하기로 했다. MOU 체결을 통해 양 기관은 경남 고성국제디카시페스티벌 기간 한중작가디카시교류전을 열며, 중국대학생 디카시공모전을 공동 주관하기로 하는 등을 통해 한중우호 협력과 문학교류를 진척시켜 나갈 것이다.

덧붙이는 글 | 디카시는 필자가 2004년 처음 사용한 신조어로, 디지털카메라로 자연이나 사물에서 시적 형상을 포착하여 찍은 영상과 함께 문자를 한 덩어리의 시로 표현한 것이다.


#디카시#청도조선족작가협회#칭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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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디카시연구소 대표로서 계간 '디카시'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으며, 베트남 빈롱 소재 구룡대학교 외국인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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