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순다 해협 인근 해변에서 쓰나미가 발생해 최소 43명이 사망했다.
AP, 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2일(현지 시각) 인도네시아 국가재난방지청(BNPB)은 순다 해협의 반텐주 판데글랑과 세랑 지역 해변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지금까지 43명이 숨지고 600여 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수토포 푸르워 누그로호 BNPB 대변인은 "쓰나미가 수백 채의 가옥과 호텔, 건물 등을 덮쳤다"라며 "사상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피해 지역에서는 전날 오후 9시 27분께 약 3m 높이의 해일이 발생하며 주민들이 고지대로 대피했다. 인도네시아 기상 당국은 주변 섬의 화산 활동으로 인해 해일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인도네시아 기상기후지질청(BMKG)은 순다 해협에 있는 아낙 크라카타우 화산이 분화한 것이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보고 조사에 나섰다. 이 화산은 이날 최소 네 차례 분화하면서 해저 산사태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크다.
드위코리타 카르나와티 BMKG 청장은 "이번 쓰나미는 특별한 지진 활동이 없는데도 발생했다"라며 "해저 산사태가 쓰나미를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BMKG 관계자는 "피해 지역에서 발생한 쓰나미의 높이는 0.28∼0.9m 정도로 그리 높지 않았다"라며 "하지만 만조가 겹치면서 폭이 좁은 만에서는 파도가 더 높아져서 충격이 컸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해 지역의 호텔에서 묵고 있던 한 관광객은 "갑자기 큰 파도가 밀려오는 것을 보고 가족과 함께 고지대로 달려가 대피했다"라며 "현지인들이 많은 도움을 줘서 무사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 조산대에 속해 있어 지진, 화산, 쓰나미 등이 피해가 자주 발생한다. 지난 9월에도 유명 관광지 술라웨시섬 팔루 지역에서 대형 쓰나미가 발생해 2500여 명이 숨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