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과 북의 미래 모습'이 새해 초, 독일 통일의 상징인 베를린에서 펼쳐졌다.
독일 주재 정범구 대한민국 대사는 2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페이스북)에 남과 북이 하나된 사진을 6장 올렸다. 남측 정범구 대사와 북측 박남영 대사가 남자 핸드볼 남북 단일팀을 격려하는 사진들을 공개했다.
정범구 대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따르면, 그는 제26회 남자 핸드볼세계선수권대회(1월 10일~27일, 독일-덴마크 공동개최)에 출전하는 남북 단일팀을 격려하기 위해 베를린 훈련장을 찾았다. 이 자리에는 지난해 4월 부임한 북한 박남영 대사가 함께 참석해 하나된 남북의 미래 모습을 연출했다.
정 대사는 '남북 대사, 함께 단일팀 훈련장에'란 제목으로 작성한 글에서 "새해 초, 박남영 북한 대사와 함께 핸드볼 세계선수권대회 남북단일팀 훈련장을 같이 방문하여 선수들을 격려하였다"면서 "선수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는데 섞어 놓으니 누가 남측이고 누가 북측 선수인지 전혀 구분이 안 된다"고 밝혔다.
정범구 대사는 "격려를 마치고 나오다 마침 근처에 손기정 선수 동상이 있어서 그 앞에서 박 대사와 함께 사진을 찍었다"고 덧붙였다.
정 대사는 손기정 선수가 1936년 서울에서 베를린에 간 여정도 공개했다.
"손기정 선수의 고향은 신의주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2시간 30분대 신기록으로 세계를 제패한 손 선수는 1936년 6월 4일 기차로 서울을 떠나 고향 신의주와 만주, 시베리아, 모스크바를 거쳐 13일만인 6월 17일 베를린에 도착했다. 당시 객차가 아니라 군용 화물열차를 타고 오느라 시간이 더 걸렸다."
정 대사는 이어 박 대사에게 "빨리 남북관계가 풀려 베를린에서 기차 타고 서울까지 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범구 대사의 글에 댓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다.
정진헌 윤이상하우스 운영관장은 "베를린에서 남북의 미래를 먼저 맞이하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감동, 어느 분이 그쪽 대사인지, 어느 분이 이쪽 대사인지도 구분이 안 된다"면서 이날 만남을 환영하거나, "분단국가였던 독일에서 계속 따뜻한 훈풍이 불어오는 것 같다"는 감상을 담은 댓글이 달렸다.
한편, 단일팀은 남측 16명과 북측 4명으로 구성돼 있다. 남북 단일팀 명칭은 '코리아(영문 약칭 'COR')'다. 한국 핸드볼 역사상 단일팀이 구성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다. 24개국이 출전하는 이번 대회에 다른 참가국들은 선수 16명으로 엔트리를 꾸리지만 남북 단일팀은 유일하게 20명으로 확대됐다.
덧붙이는 글 | 인터뷰365에도 송고합니다(게재 여부 미확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