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6일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법원 앞 집회 자제를 요청했다. 이재명 지사는 '친형 정신병원 강제입원' 의혹 등으로 오는 10일부터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재판을 받는다.
이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저는 대한민국 사법부를 믿는다"면서 "지지자 여러분, 오해받을 수도, 공격의 빌미를 줄 수도 있는 성남법원 앞 집회를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재판이 시작된 이때 재판 담당 법원 앞 집회는 그 의도가 어떠하든 재판에 영향을 미치거나 미치려는 행위로 오해받기 십상"이라며 이같이 당부했다.
이와 관련 이재명 지사의 친형 고 이재선(2017년 사망)씨가 정신질환 치료를 받거나 '자살교통사고'를 냈다는 정황이 속속 나오고 있어 이 지사에 대한 검찰의 기소 적법성을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국민 공감 얻는 것이 진정 이기는 길"... 온라인 소통 강조
이재명 지사는 우선 "지금 기나긴 터널을 지나고 있다"며 "동지 여러분의 도움과 연대가 꼭 필요하다. 그리고 그 도움은 합리적이고 유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이어 "정치는 국민이 심판하는 링 위에서 하는 권투 같은 것이다. 상대를 많이 때린다고 해도 심판 눈살을 찌푸리게 하면 감점"이라며 "다투더라도 침을 뱉으면 같이 침 뱉을 게 아니라 점잖게 지적하고 타이르는 것이 훨씬 낫다. 대중이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또 "현실의 상대와 싸워 이기는 것보다 국민 공감을 얻는 것이 진정 이기는 길 아니겠느냐"며 "허위 정보를 정정하고 좋은 정보를 전달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지사는 "기득권자들이 아닌 이상 우리에게 한 방은 없다"며 "메시지로 친지에게 유용한 정보를 보내거나 SNS로 이웃을 넓혀 소통하고 '좋아요'를 누르거나 짧은 답글이라도 하나 쓰는 것 같은, 작지만 많은 실천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이 지사는 "이제 이 일은 법원으로 넘어갔다"며 "사법부는 정의와 인권을 수호하는 최후 보루로서 정치와 행정은 물론 여론으로부터도 독립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역설한 뒤, 지지자들에게 법원 앞 집회 자제를 거듭 요청했다.
최근 성남지원 앞에서는 이재명 지사 지지자들의 집회가 계속 진행되고 있고, 첫 재판이 열리는 10일 오후 2시에도 집회 신고가 되어 있다.
'자살교통사고'에 '정신질환 진단'까지... 검찰 vs 이재명, 치열한 법정 공방 예고
한편 이재명 지사의 친형 재선씨가 생전 교통사고에 대해 "자살 기도"라고 직접 언급한 내용이 확인되는 등 이 지사에 대한 검찰의 기소 적법성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검찰은 지난달 11일 이재명 지사가 정신질환 진단이나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는 이재선씨에 대해 부당한 방법을 동원해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도록 지시했다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했다.
특히 검찰은 공소장에서 "이재선은 2013년 초순경(3월 16일) 교통사고로 인한 후유증으로 우울증 등 정신병을 앓기 전까지 정신질환으로 진단이나 치료를 받은 사실이 없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지난 2일 입수한 이재선씨의 생전 카카오톡 대화 내용에 따르면, 이씨는 2017년 1월 5일 '새 전화'라는 익명의 인사에게 "사실 3년 반 전에 자살을 기도했거든요"라는 문자를 보냈다. 이는 2013년 3월 16일경 경기도 평택시에서 이재선씨가 운행하던 차량이 중앙선을 침범해 발생한 교통사고를 두고 한 말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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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뉴스1>은 지난 5일 이재선씨가 2013년 교통사고 이전 정신과 진료를 받은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가 입수한 경찰의 이재선씨 요양급여내역 압수자료에 따르면, 이씨는 2013년 3월 13일 용인 A정신과 의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진단내역은 '상세불명의 우울 에피소드'다.
검찰은 앞서 친형 강제입원 의혹 사건 외에 검사 사칭, 대장동 허위 선거공보물 혐의 등으로 이 지사를 기소했다. 첫 재판은 오는 10일 오후 2시 수원지법 성남지원 제3호 법정에서 제1형사부 심리로 진행되고, '친형 강제입원' 사건에 대한 재판은 오는 17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