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을 지낸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이 '학생 대표단 100명 북한 방문'에 대한 구체적인 추진 계획을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에서 공개했다.
'학생 100인 북한 방문'은, 지난 10월 4~6일 열린 '10·4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 대회' 참석차 평양을 방문한 이 교육감이 북쪽 관계자들에게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렸었다.
"1월 중에 개성 연락사무소를 통해서 북측에 공식 제안할 예정이다. 경기도 학생만이 아닌 (원한다면) 전국 학생 참여로 학생 대표단이 꾸려졌으면 한다."
인터뷰는 지난 8일 오전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이 교육감 집무실에서 이루어졌다. 이 교육감은 인터뷰에서 임기제인 교장을 '선출직 보직제'로 바꾸자는 진보 교원단체 등의 주장에 대한 자신의 견해도 밝혔다.
이 교육감은 또한 사립 유치원 공공·투명성 강화 법안인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것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이제라도 빨리 통과시켜야 한다"라고 힘주어 말하기도 했다.
"올해를 학교 자치 원년으로 삼았으면"
다음은 이 교육감과 나눈 일문일답.
-새해 소원이 있다면?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이다. 선열들이 남긴 3.1 운동 선언문(기미독립선언문) 뜻을 잘 새겨서, 그 정신으로 우리 사회와 학교, 나아가 우리나라가 새롭게 변화하면 좋겠다. 제 생일이 3월 1일이라 개인적으로도 3.1 운동 100년이 갖는 의미가 크다."
-최근 행사장에서 학교 자치와 관련해, '학교 독립의 해로 만들자'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떤 의미인가?
"학교 자치와 학교 민주주의를 '나라가 독립하듯' 잘 이루어야 함을 강조한 말이다. 학교자치에 획기적인 변화가 일어 올해를 학교자치의 원년으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담긴) 말이기도 하다."
-학교 자치와 관련해 교장을 '선출 보직제'로 바꾸자는 의견이 교육계 일각에 있다. 이에 대한 교육감님 견해는?
"참으로 오래된 논의다. 저는 선출 보직제가 바람직하다고 본다. 그 대신 교원 역량개발을 위한 교원 승진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교원에게는 승진 제도가 없다. 교감, 교장이 되는 것만이 거의 유일한 승진이다. 그렇다면 어떤 방법으로 교장을 선출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는데,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아직 방법까지 말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남북교육 교류를 위한 학생 대표 방북단 100인 방북, 정말 가능할까?
"이미 통일부하고도 논의했다. 1월 중으로 개성 연락사무소를 통해서 (북측에) 공식적으로 제안할 예정이다. 학생 선정 문제는 북측과 합의 사항이니만큼, 실무 접촉을 하기 전에 안(학생선정 계획안)을 잘 만들어 볼 계획이다. 경기도 학생만이 아닌 전국 학생을 대상으로 대표단 100명을 꾸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
"유치원 3법 '패스트트랙', '유감스럽다'"
-사립유치원 특정감사를 위해 감사조직을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정도 규모인지?
"교육부가 (2020년까지) 사립 유치원 전체를 감사하라고 했다. 경기도는 1000곳이 넘는다. 그래서 감사 인원을 6명에서 19명으로 대폭 늘렸다. 필요하면 37명까지 증원할 계획이다. 이번 감사가 사립 유치원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또한 국가 회계 시스템인 에듀파인 참여를 권하는 과정이 되면 좋겠다. 감사 결과는 사립 유치원 기본 정책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감사에서 회계 잘못 등 지적 사항이 나오면 수정·보완할 수 있도록 조처할 방침이다.
-박용진 3법(유치원 3법)이 국회를 넘지 못한 것에 대해 하실 말씀이 있을 것 같다.
"대단히 유감스럽다. 국정 감사에서 그렇게 크게 문제가 제기됐고. (그 결과) 사립 유치원이 가진 과제(문제)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가 이루어졌음에도 유치원 3법이 결국... 이제라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가동해서 법안을 빨리 통과시켰으면 한다."
-교육감님 핵심공약인 경기 꿈의학교 올해 구상(목표)은?
"아이들이 꿈을 이루는 데 도움을 줄 다양한 꿈의학교를 만드는 게 목표다. 그래서 실무진이 2000개로 늘린다고 할 때 저는 수에 너무 급급해하지 말고 아이들 꿈을 이루게 해 줄 다양한 학교를 만드는 데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하지만 이번에 학교 수가 (지난해 1140개에서 2000개로) 대폭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스포츠 쪽이 강화돼서 그렇다. 한국 여자농구 협회와 협력을 맺어 꿈의학교 형태의 '스포츠 클럽'을 만들 계획이다. 시합에 나가기 위해서 운동하는 게 아닌, 즐기기 위해서 운동하는 형태의 학교로."
-경기 교육 가족(학생, 학부모, 교사 등)에게 새해에 당부할 말씀이 있다면?
"학생들에게는, 대학입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입시 이후에 어떻게 할 것이냐가 더 중요하니, 그 미래를 바라보며 자신을 만들어나가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교사들에게는, 혁신 교육을 통해서 학생들에게 행복감을 느끼게 해달라는 바람을 전한다. 이를 위해 행정 업무 부담은 최선을 다해 줄일 계획이다. 그리고 학부모에게는 감시 감독자 역할이 아닌 학교의 협조자 역할을 해 달라 당부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