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연수 도중 현지 가이드를 폭행해 물의를 빚은 박종철 경북 예천군의원이 경찰에 출석했다.
박 의원은 11일 오후 2시 57분께 예천경찰서에 도착했다. 먼저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하다"라고 말한 뒤 머리를 숙였다.
이어 가이드를 폭행하기 전까지 어떤 상황이었느냐는 질문에는 "조사에서 답변드리겠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재차 머리를 숙였다.
"구속수사" 외침 속 출석... "깊이 반성한다"
논란 직후 "나만 당할 수 없다"며 해외 연수 때 다른 의원들의 행태를 폭로할 것처럼 주변에 발언한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을 때에도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군민들에게 할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깊이 반성하고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또 가이드를 폭행한 사실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예. 인정합니다"라고 짧게 대답했다. 그러고는 반복해서 "죄송하다"는 말을 남기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날 경찰서 앞에는 박 의원이 도착하기 전부터 시민단체 활빈단과 예천군농민회 회원들이 피켓을 들고 구속수사와 의원직 박탈, 예천군의회 전원 사퇴 등을 촉구했다.
엄재정(65) 활빈단 단원은 "꼴뚜기 한 마리가 물을 흐린다고 박종철 의원이 우리 예천군민들의 명예를 다 떨어뜨렸다"며 "연수를 빙자한 외유와 군의원들의 행태에 대해 분노한다. 당장 사퇴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외쳤다.
'의원 전원 사퇴'라고 쓴 손피켓을 들고 경찰서 앞에서 기다리던 예천군농민회 회원들은 박 의원이 경찰서에 들어서자 "의원직 당장 사퇴하라", "박종철 의원 구속 수사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서 앞에서 박 의원을 기다리고 있던 박원식 예천경찰서 수사과장은 "고발장에 들어 있는 폭행 부분과 경비 사용부분, 여종업원이 있는 곳에 데려다 달라고 한 부분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을 예정"이라며 "상해죄를 혐의에 두고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 수사과장은 "고발장이 접수되면 바로 피의자 신분이 된다. 이미 입건된 상태"라며 "조사시간은 3~4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함께 연수를 다녀온 군의원과 의회 사무처 직원들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하고 폭행 장면이 담긴 버스의 CCTV를 확보해 분석했다. 또 폭행을 당한 가이드의 진술서와 병원 치료 내용 등을 확보해 검토를 마쳤다.
한편 박 의원은 지난해 12월 20일부터 7박10일 일정으로 미국 동부와 캐나다 등 해외연수를 다녀왔다. 박 의원은 연수 도중 버스 안에서 현지 가이드를 주먹으로 폭행해 물의를 빚었다. 당시 가이드는 안경이 깨지고 파편이 얼굴에 박히는 등 상해를 입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