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중구 공평동 2.28기념공원 앞에 설치되어 있는 '평화의 소녀상'이 여러 차례 훼손당하는 수난을 겪고 있다.
대구 중부경찰서는 지난 12일 오후 평화의 소녀상에 누군가 낙서를 했다는 신고가 받고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은 지나가던 행인이 소녀상 이마에 검은색으로 '산', '山', '.(점)' 등의 낙서가 새겨져 있는 것을 보고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이 행인은 SNS에도 사진을 올렸다. 현재 낙서는 시민이 모두 지운 것으로 알려졌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신고자 진술과 CCTV 기록 등을 토대로 용의자를 추적 중이다.
지난해엔 중학생이 돌로 내려쳐
앞서 지난해 7월에는 한 중학생이 이곳 소녀상을 돌로 내려쳐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됐다. 또 같은해 10월에는 한 남성이 소녀상에 입맞춤을 하려는 사진을 SNS에 올려 거센 비난이 일기도 했다.
이처럼 소녀상이 수난을 당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평화의 소녀상을 설치한 시민들은 좀 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정찬 민족문제연구소 대구지부 대외협력국장은 "CCTV가 설치돼 있는데도 평화의 소녀상을 훼손하려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라며 "가로막을 설치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시민들의 의식수준이 나아지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 평화의 소녀상은 지난 2017년 3월 1일 2000여 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은 성금 4000만 원을 들여 제작해 세워졌다. 소녀상 옆에는 모금에 참여한 시민들의 이름이 적힌 동판도 함께 설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