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개 도살을 멈추게 해 달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청와대 국민청원이 21만 명 서명을 돌파한 가운데, 청와대가 해당 청원에 첨부된 영상의 진위에 대해 해명하고 나섰다.
다른 나라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개의 모습을 담은 것인데, 우리나라 개 도살장에서 찍힌 영상으로 잘못 소개됐다는 설명이다.
해당 청원은 한달여 만에 21만 4251명의 서명을 기록하면서, 공식 답변 요건을 갖추게 됐다. 이에 청와대는 18일 공식 답변에 나섰다.
답변에 나선 정혜승 디지털소통센터장은 "'잔혹한 개 도살을 멈추게 해 달라'는 청원으로 한 달 만에 21만여 명이 참여해주셨다"면서 "개 한 마리가 머리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로 새끼들에게 젖을 물리는 영상 링크와 함께, 잔인한 반려견의 도살행위가 멈춰지게 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고 청원 내용을 설명했다.
이어 "영상에서는 '활동가가 군포 개농장에서 직접 목격한 일'로 전하고 있는데요"라면서 "지난 14일 한 방송 보도를 통해 이 청원 내용이 가짜뉴스로 밝혀졌다. 청원에 링크된 영상은 2016년 10월 태국의 한 방송프로그램에서 소개된 영상으로, 차 사고로 크게 다친 어미 개가 새끼에게 젖을 먹고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태국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개가 우리나라의 개농장에서 망치로 머리를 맞아 죽은 개로 둔갑한 것"이라면서 "국민청원은 '국민이 물으면 정부가 답한다'는 원칙에서 시작했다. 국민의 진솔한 목소리가 모여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켜 왔다. 윤창호법과 김성수법을 통과시킨 것은 모두 청원을 통해 뜻을 모아주신 국민들의 힘이었다"고 강조했다.
정혜승 디지털소통센터장은 그러면서 "국민 청원을 만들어 나가는 것도, 지켜나가는 것도 모두 국민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하다"면서 "잘못된 정보로 인해 청원에 함께해주시는 국민들의 뜻이 힘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청원의 긍정적인 기능을 높이고, 미비점을 보완하기 위한 청원 개선안 마련을 위해 노력하겠다"면서 "국민의 의견도 들었다.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오늘 정오까지 많은 국민들께서 설문에 참여해주셨다. 국민의 의견을 들어 개선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 2018년 11월 28일 한 누리꾼은 '도살장에서 망치로 머리를 맞던 개가 잠시 튀어나가 옆에 있는 자신의 새끼에게 젖물리며 죽었습니다. 짐승만도 못한 개도살을 자행하는 사람들... 개도살을 멈추게해주세요'라는 내용을 담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개도살을 금지해 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누리꾼은 해당 청원에서 "한 도살장에서 망치로 머리를 맞으며 도살되던 중 눈이 튀어나오고 머리가 깨지는 극한 고통 속에서 도망가 자신의 아가에게 달려가 젖을 먹이고 소변 대변을 혼자 처리하지 못하는 새끼의 용변을 핥아주며 죽어갔다"면서 "이제 잔인한 반려견의 도살 행위가 멈춰지게 해주세요"라고 호소한 바 있다.
이 같은 청원에, 식용견 사육 농민들과 관련 종사자들은 반발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한국육견단체협의회는 지난 17일 중앙지법 앞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일부 동물보호론자들의 허위 과장 왜곡 주장이 사실인 양 호도되어 식용견 사육 농민들과 관련 종사자들의 생존권이 위협받고 거리로 내몰리는 현실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 높였다.
한편, 국민청원에 대한 청와대의 공식 답변은 이번이 73번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