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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장 추용호 장인은 2016년 5월 말부터 공방에 들어가지 못하고 두 달 가까이 천막 생활하고 있다.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 소반장 추용호 장인은 2016년 5월 말부터 공방에 들어가지 못하고 두 달 가까이 천막 생활하고 있다. ⓒ 이승민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전현희 국회의원이 11일 오후, 철거위기를 맞고 있는 추용호 장인 공방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더불어민주당 손혜원, 전현희 국회의원이 11일 오후, 철거위기를 맞고 있는 추용호 장인 공방을 찾아 이야기를 나누었다. ⓒ 서소연
 
[기사 수정: 25일 오전 11시 55분]

손혜원 국회의원(무소속)의 '목포 투기 의혹'이 불거진 뒤, 경남 통영 소반장 공방의 문화재등록에 대해서도 거론되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의심할 게 없다"는 반응이다.

통영 소반장 공방은 국가중요무형문화재 제99호인 추용호(69) 장인의 자택 겸 작업공간을 말한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7년 10월 추 장인의 공방을 등록문화재 제695호로 지정했다.

이 공방은 통영시 '도천 테마공원 뒤편 도시계획도로' 편입부지 안에 있었다. 통영시가 2016년 도로 개설을 위해 공방을 강제철거하려고 했다가 마찰을 빚었다.

당시 통영시는 추 장인의 공방에 대해 출입금지 조치를 했고, 공방에 있던 작업도구들도 다른 곳으로 옮겼다. 당시 추 장인은 공방 앞에서 천막을 치고 몇 개월을 지냈다.

추 장인의 공방 옆에는 세계적 음악가 윤이상 선생의 생가 터가 있다. 이에 지역의 시민사회단체는 공방뿐만 아니라 윤이상 선생의 생가 터 보존을 위해서도 도로 개설에 반대했다.

추 장인의 공방은 아버지 때부터 사용되어 왔고 100년이 넘었다. 옛 '통영 12공방' 가운데 추 장인의 공방은 유일하게 남아 있었다.

당시 시민·문화예술단체들도 한 목소리를 냈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과 '일본군위안부할머니와함께하는 통영거제시민모임' 등 단체들은 '추용호 공방 살리기 통영시민사회단체연대'를 결성해 서명운동과 기자회견을 열기도 했다.

당시 통영시민사회단체연대는 "시민들 대다수가 보존 희망, 시민의 뜻에 따라 통영시가 보존 입장을 공식 선언해 줄 것을 요청한다"며 공방이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는지에 대한 전문가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통영무형문화재보전협회와 통영문화원, 통영예총, 통영오광대보존회 등 문화예술단체들도 "추용호 장인 공방 보존을 위한 공동 성명"을 발표했다.

추 장인의 공방이 철거 위기에 놓였다는 소식이 알려진 뒤, 2016년 6월 통영 출신인 전현희 국회의원(서울강남을)이 손혜원 의원과 함께 이곳을 찾기도 했다.

당시 손 의원은 "추 장인의 공방을 잘 수리하고 보존하여 윤이상 공원과 엮어 문화관광공간으로 조성해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가꾸는 것이 훨씬 가치가 있다"고 했다.
  
추 장인의 공방을 지키는 방법은 문화재로 등록하는 것이었다. 당시 통영시는 공방을 뜯어내려는 계획이었지만, 문화재청은 '보존 유지' 입장이었다. 문화재 전문위원들이 현장을 찾아 조사하기도 했다.

2017년 4월 문화재보호법 시행규칙이 개정되면서 문화재청장의 직권 등록이 가능해졌다. 이에 나선화 당시 문화재청장 때 문화재청은 추용호 장인의 공방을 문화재로 지정하기로 결정했다.

추용호 장인 공방은 2017년 7월 25일 문화재청 근대건축분과위원회 심의에 상정돼 가결됐다. 심의에서 가결되면 등록예고기간(30일 이상) 동안 각계 의견을 수렴한 뒤 문화재위원회 등록 심의를 거친 후 관보에 고시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하지만 애초 지정안을 직권상정한 나 청장이 8월 7일 물러나고 후임 김종진 청장이 8월 8일 취임했다. 실제 문화재 등록은 김 청장 때인 2017년 10월에 이뤄졌다.

당시 나선화 문화재청장은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되어 청장으로 있었고, 당시 김동진 통영시장은 자유한국당 소속이었다.

"추용호 장인 공방의 문화재 등록은 정당한 절차 따라"

손혜원 의원의 '목포 투기 의혹'이 불거진 뒤, 일부 언론에서는 추용호 장인의 공방에 대한 문화재 등록 지정 과정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언론은 추 장인의 공방에 대한 문화재 등록 과정에 손 의원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통영 지역에서는 '정당한 절차'라는 반응이다. 공방 철거 위기 당시 추 장인과 함께 했던 이승민 통영시의원은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손 의원이 압력을 넣어서 문화재로 등록된 게 아니라 정식 절차를 거쳐서 된 것"이리고 했다.

이 의원은 "당시 손 의원이 통영을 방문하기도 했는데, 그것은 공방 지키기를 위한 응원과 격려 차원이었다"며 "통영의 정체성을 살리고자 하는 시민들을 응원했던 것"이라고 했다.

또 이 의원은 "박근혜 정부 때 임명되었던 문화재청장이 문화재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지정한 것이다"며 "통영에서 여러 사업을 시행해야 하는데 이번 일로 외부에서 좋지 않은 시각으로 볼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승민 의원은 "추용호 장인은 당시 공방의 철거 위기 때 재료와 도구들이 흩어졌고, 아직도 일부 그런 상황"이라며 "추 선생께서는 여러 사정으로 인해 작품 활동을 제대로 못할 정도다"고 했다.

통영시민사회단체연대 송도자 대표는 "손혜원 의원이 추용호 장인의 공방을 지키려고 애를 썼던 진정성이나 진실함이 있었다. 그런데 의도치 않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어 화가 나고 안타깝다"고 했다.

송 대표는 "문화재를 지켜야 한다는 손 의원의 진의가 정치적 목적으로 왜곡되는 상황이라 안타깝다"며 "추 장인의 공방에 대한 문화재 등록은 당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추 장인의 공방은 '통영 12공방' 가운데 유일하게 남아 있는 곳이다. 집이 낡았다고 해서 뜯어내야 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고, 주춧돌이나 기둥 하나라도 중요한 것이며 그 터도 마찬가지다"고 했다.

또 한 시민단체 대표는 "처음에 통영시가 그 곳에 길을 낸다고 했을 때 잘못됐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 곳에 도로가 생기면 주차장 역할 밖에 되지 않는다고 봤던 것"이라며 "도로 때문에 추 장인의 공방뿐만 아니라 윤이상 생가 터도 영향을 받는 것이었다"고 했다.

그는 "손 의원의 압력 여부와 관계없이 추 장인의 공방은 보호되어야 하는 가치가 충분했다"며 "통영시가 지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을 시민사회가 강력하게 요구하고 해서 문화재청이 했던 것"이라고 했다.

반면 그는 목포 관련 논란에는 다소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는 "그런데 손 의원이 목포의 부동산 매입 논란에서 보면, 본인이나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집을 사도록 했기에 의심의 눈초리가 있는 것"이라며 "문화재 보호 가치가 높다면 정치인이 주변 사람이 사도록 할 게 아니라 시민운동이나 국민들이 함께 하도록 하는 방향으로 했어야 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소속이라고 밝힌 통영의 한 인사는 "시민들은 추용호 장인 공방의 문화재 등록 이후 별로 관심이 없다"며 "도로가 다 개통이 되지 않았고 지금은 주차장처럼 돼버렸다. 주변 사람들한테만 특혜를 준 꼴이 되어, 지역에서는 도로 개설 사업이 예산낭비라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경남 통영에 있는 '소반장' 추용호 장인의 공방.
경남 통영에 있는 '소반장' 추용호 장인의 공방. ⓒ 송도자

#추용호#손혜원#문화재청#통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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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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