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330호이자 멸종위기야생생물 1급인 수달이 경상남도 거제시 수달생태공원 인근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다.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은 한 시민의 제보를 받고, 지난 16일 구천댐 바로 밑에 위치한 수달생태공원을 찾았다. 이들은 댐 근처 수로벽면에 지름 약 40cm, 길이 약 80cm 크기의 통발 속에서 죽어 있는 수달 한 마리를 발견했다. 이미 사망한 지 한 달 이상 된 것으로 보였다.
수달생태공원은 수자원공사 거제권관리단이 2008년 80억여 원을 들여 조성한 곳으로, 구천댐 하류 부지 3만 3000㎡에 달한다. 여기에는 2400㎡ 규모의 자연환경림, 수달활동 및 이동영역 보호를 위한 폭 10m의 차폐림이 조성돼 있다. 하지만 현재 공원의 안내간판은 내용을 읽기 힘들 정도로 훼손됐고, 시민이나 관광객도 드물어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송현식 통영거제환경운동연합 활동가는 "통발에 들어 있던 민물고기를 잡기 위해 통발에 들어간 수달이 나오지 못해 죽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달을 보호하고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수달생태공원에서 수달이 죽었을 뿐만 아니라 한 달 이상 관리기관이 발견하지 못한 것은 공원의 현 상황을 잘 보여주는 안타까운 일"이라고 했다.
수달이 불법어구인 통발에 걸려 숨진 만큼 환경단체들은 불법어구 감시 활동 등에 힘을 더 쏟을 계획이다.
송 활동가는 "구천천 일원에서 지난해 민물고기 포획용 불법 통발 2개를 확인하고 철거했다"며 "이곳은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멸종위기 1급 민물고기인 남방동사리가 살고 있는 곳인데, 불법어협으로 남방동사리와 수달 등 멸종위기종이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천천 일대 멸종위기종 모니터링과 함께 불법어구 감시 활동 등 야생동식물 보호활동을 지속적으로 벌여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거제시 문화재담당 관계자도 지난 16일 통화에서 "수달사체를 매장한 후 문화재청에 신고하기로 했으며, 불법어구인 통발설치를 막기 위해 인근 마을에 홍보활동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마을사람들이 아닌 외부인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아 불법 통발 설치를 목격할 경우 신고해줄 것을 당부하고 수자원공사에도 철저한 관리를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거제통영오늘신문>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