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새해에도 이렇게 거리에 나와 있습니다. 민의의 장 국회 앞에서 또다시 촛불을 들었습니다. '역사적 과제를 통과시키라' 말하기 위해 서 있습니다.
참 서글프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이 자리에 서 있다는 사실 자체가 필요하고, 또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법안 하나가 통과하기 힘든 우리 국회의 현실을 명징하게 반증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람 중심 경제'의 활성화와 '포용적 복지국가'의 비전을 선포했습니다. 2019년 새해 촛불의 따듯함을 더 널리 펼치길 원할 것입니다. 민생이 편안한 '포용적 복지국가' 대한민국의 원년을 만들고 싶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억해야 합니다. 역사상, 그 어떤 지도자도 실패한 지도자가 되기를 원하지 않았습니다. 무엇 때문에 좌절하고, 무엇 때문에 성공했는지 제대로 짚어야 합니다. 역사를 제대로 통찰하지 못하면, 또다시 실패한 정부로 남을 것입니다. 역사의 엄중한 경고입니다.
더 나은 민주주의.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들지 못한다면, 그 정부는 실패하게 됩니다. '승자독식 패자전몰'의 정치 문화 속에서 그 어떤 정부도 의미 있는 개혁을 꾸준히 지속할 수 없습니다. 집권자의 실패가 곧 도전자의 기회가 되기 때문입니다. 의미 있는 법안들은 무수히 계류 중이거나, 기간만료 폐기됩니다.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정치적으로 거래하거나, 연계 입법해야만 합니다.
더 나은 민주주의를 만드는 방법은 명료합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의 도입입니다. 역사의 도도한 흐름이고 방향입니다. 촛불정부를 세운 국민의 여망입니다. 민심 그대로 개혁을 통해 다양한 생각이 국회에 들어가고, 합의적 정치문화를 만들어내는 개혁입니다. 정치가 거래가 아닌 필요에 의해 만들어지고, 대중영합이 아닌 정책을 통해 국민의 지지를 만들어갑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포용적 복지국가' 비전을 이루기 위해, 화합과 협력의 필요를 깊이 느끼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중요한 비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정부의 노력과 더불어 많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민생을 위하는 마음이 같다면 생각이 달라도 하나의 팀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현재 국회는 기득권을 지키는 데만 하나가 됩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선거개혁의 역사적 의미와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이런저런 변명으로 미루기만 합니다.
정개특위에서 논의한 '선거제도 개혁'이 원만히 풀려야, 민생만을 바라보는 화합과 협력의 정치가 등장합니다. 하지만 정개특위 논의는 결국 아무 결과도 만들어내지 못하고 마무리됐습니다. 1월까지 합의하겠다는 국회의 약속은 어디로 간 것입니까? 민심이 원하는 개혁을 앞두고 기득권 연대만 고수하는 국회를 향해 문재인 대통령이 앞장서 성명이라도 내야 마땅할 것입니다.
민심으로 세워진 촛불정부를 자칭한다면, 촛불정부가 앞장서서 생각이 다른 이들과 협력하고, 민생을 위한다면 기꺼이 하나 되는 화합의 민주주의를 정착시켜야 할 것입니다. 그런데 현재 정부가 보이는 모습은 어떠합니까? 독단적으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강행하고, 측근은 법정구속 되는 등 촛불민심을 우려하게 할 일들이, 왜 촛불정부를 말하는 정권에서 일어나고 있습니까?
의도가 어떠하든 정치는 상징입니다. 현 정권이 보이는 모습은 문재인 정부가 청산하겠다는 적폐와 닮아가고 있습니다. 촛불민심을 되새기고, 나라다운 나라를 위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결단을 여당 의원들에게 촉구하십시오.
한반도 평화 그리고 선거제도 개혁
지난해, 한반도 평화를 향해 큰 발걸음으로 많은 진전을 이뤘습니다. 남북 정상이 만나 4월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 선언'으로 평화를 다지고 또 다졌습니다. 분단 70년 동안, 단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실질적 군축도 이뤄졌습니다. 국민을 수시로 불안에 떨게 만든 남북의 첨예한 갈등이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 여망을 담아 평화를 더 단단하게 다져야 할 막중한 과제가 문재인 대통령과 촛불정부에게 주어져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합니다. 북한과 미국의 협상을 잘 중재해 한반도의 실질적인 비핵화를 이뤄내고, 북한이 정상국가로 발돋움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한반도 위기의 가능성을 영원히 종식시켜야 합니다. 남북경협을 통해 우리 경제에 새로운 가능성을 불어넣어야 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계류 중인 '판문점 선언 비준동의안'은 무엇을 의미합니까? 어려운 과제를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진보와 보수의 벽을 넘는 협력이 필요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0년 교류협력의 역사가 한 순간에 공염불이 됐다는 사실을 잊었습니까. 초당적 협력이 뒷받침 되지 못하면, 지난 역사는 재현될 것입니다. 선거제도 개혁을 통해 합의적 민주주의를 견인하고, 정책 지속성을 보장해, 한반도 평화가 단단히 뿌리내릴 터전을 만들어야만 할 것입니다.
평화의 약속은 겨레 모두에게 한 약속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만 평양 시민 앞에서 8000만 겨레의 손을 굳게 잡고 새로운 조국을 만들자 했습니다. 뜨거운 박수로 화답하는 평양 시민들을 보며, 한반도 평화의 미래를 확신했다 말했습니다. 하지만 평화의 대전제는 꾸준한 교류협력과 화해의 정책입니다. 선거제도 개혁을 통한, 정책 지속성을 보장하는 정치구조가 절실합니다.
남북이 화합하며 공존 상생하는 평화의 새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 평화의 물줄기가 한반도 곳곳에서 흐르게 하기 위해서, 문재인 대통령은 긴급한 기자회견이라도 열어 선거제도 개혁을 지지 하십시오!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국민
선거개혁은 정치가 더 가벼워지고, 정치가 더 가까워지게 하는 방법입니다. 무언가 되고 싶은 사람이 아니라, 가정에서 학교에서 마을에서 무언가 문제를 느끼고 그것을 해결하고 싶은 사람이 정당 정치하는 문화를 만들어 냅니다.
올해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입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입니다. 지난 백년, 유구한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국민의 힘으로 다져왔습니다. 모두 국민의 힘이었습니다.
국민의 힘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100년을 만들 수 있도록, 더 많이 정치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분산하고 확장하는 민주주의 대원칙을 실현하십시오.
국민의 힘으로 대한민국을 새롭게 할 것 입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를 질적으로 도약하게 하고, 포용적 복지국가를 열고, 한반도 평화를 공고하게 할 개혁을 앞두고, 시간만 흘려보내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규탄합니다. 정국을 보며 촛불민심이 불안 속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촛불정부를 걱정하고 있습니다.
촛불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국회의원들과 문재인 대통령에게 요구합니다.
"촛불민심을 기억해주십시오!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과시키십시오! 역사의 적기를 놓치지 마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