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1월 31일(미국 현지 시각) "미국은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한 것에 청와대는 "북미협상의 진척된 내용"이라고 평가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오후 브리핑에서 "비건 대표의 스탠포드대 강연 내용은 북미간 협상에서 진척된 내용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래서 2월 말로 예정돼 있는 북미협상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비건 "(한국전쟁은) 끝났다, 끝났다"
앞서 비건 대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포드대 월터 쇼렌스틴 아시아·태평양연구소가 주최한 강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전쟁을 끝낼 준비가 돼 있다"라며 "그것(한국전쟁)은 끝났다, 끝났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비건 대표는 "우리는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우리는 북한 정권의 전복을 추구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비건 대표는 "미국의 대통령은 지금이 한반도에서 70년간의 전쟁과 적대감을 극복해야 할 때라고 확신하고 있다"라며 "이 갈등이 더는 지속할 이유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비건 대표의 강연 내용은 오는 2월 말로 예정돼 있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가 한반도 종전선언과 북한체제 안전보장(대북 불가침 약속) 등에 합의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제2차 북미정상회담서 '종전선언-북한 안전보장' 합의 가능성
이러한 합의가 이뤄질 경우, 북한이 추가적인 비핵화에 나서고 미국이 그에 상응하는 단계별 대북제재 완화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음 주로 예정된 북미간 실무협상이 주목된다.
북미는 실무협상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등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핵심으로 하는 합의문 초안 내용을 협의·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남측에서는 미국 측의 상응조치에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등이 포함될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비건 대표는 스탠포드대 강연에서 "우리가 핵무기에 대해 옳은 일을 한다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가 훨씬 더 가능해진다"라고 말했다.
특히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다음 주에 제2차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를 발표한다. 이르면 오는 5일(미국 현지 시각)로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의 국회 연설에서 날짜와 장소를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지난 1월 30일(미국 현지 시각) <폭스뉴스>와 한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두 번째 회담을 위한 '토대'(foundations)를 만들기 위해 이미 아시아에 있는 공개되지 않은 지역에 팀을 파견했다"라고 말했다는 점을 헤아릴 때 제2차 북미정상회담 장소는 베트남이나 태국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비건 대표는 오늘 3일 한국을 방문해 다음날(4일)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면담한다. 이도훈 본부장과 비건 대표는 북미 후속 실무협상 상황과 전략 등을 공유하고 협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