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는 무죄다."
2일 오후 경남 창원 창원지방법원에서 조금 떨어진 인도에서 모인 시민들이 외쳤다. 김경수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으로 지난 1월 30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경남지역 당원과 시민들이 집회를 연 것이다.
이날 집회 제목은 "사법농단 세력 규탄, 청산 촉구 집회"였다. 창원과 김해, 진주, 거창 등 경남뿐만 아니라 부산과 대구 지역에서도 참석한 사람들이 있었다. 대략 숫자는 500명 정도였다.
현장에는 "김경수 도지사님, 우리는 당신을 믿습니다", "진실은 반드시 돌아옵니다", "사법적폐 양승태 키즈를 탄핵하라. 국민의 명령이다"고 쓴 펼침막이 걸려 있었고, 사람들은 "김경수는 무죄다", "우리 도지사님 돌려달라"고 쓴 손펼침막과 팻말을 들고 있었다.
이날 집회는 김진규 김해시의원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그는 "김경수 지사는 지난해 선거에 나가야 하는지 고민을 많이 했고, 도지사 7개월 만에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지 안다.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경남을 만들어 가고 있다"면서 "우리는 지난 촛불(박근혜 탄핵) 때 뒷배를 탔는데 이번에는 앞배를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집회에는 김정호 국회의원(김해을)과 김지수 경남도의회 의장, 공민배 전 창원시장, 심호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고문, 공윤권 경남교통문화연수원장, 한은정 창원시의회 원내대표(민주당) 등이 함께 했다.
또 4·3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권민호 예비후보도 참석했다. 권 예비후보는 지난 1월 31일부터 "김경수는 무죄다"는 손팻말을 들고 거리에서 아침 인사를 하고 있다.
경찰에 집회 신고를 냈던 홍길주(김해)씨는 "답답한 마음에 집회 신고를 했다. 처음에는 30~50명 정도 오면 될 거 같다고 생각했는데 많이 와주셨다"며 "바로 이런 모습이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마산회원지역위원장인 하귀남 변호사는 "그날 오후 우리는 완전 패닉 상태였다. 그날 김경수 지사 사모님과 전화통화를 했는데, 담담해 하셨다. '내라도 씩씩하게 해야 대책을 세우지 않겠느냐'고 했다"고 말했다.
하 변호사는 "드루킹 일당의 말이 모순이 많았는데 재판부는 믿고 싶은 대로 믿었다"며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되었다. 이번 김 지사의 법정구속은 판사들의 '사법부 역습'이 기저에 깔려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김지수 경남도의회 의장은 "김 지사는 특검도 먼저 주장했고 1심 기간 내내 정말 성실하게 재판에 임했다. 매주 금요일마다 재판을 받고나서도, 장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을 만나 국비 확보에 나섰다"며 "그 결과 올해 사상 처음으로 경남은 5조원대 국비를 확보했고, 자유한국당이 50년 동안 못했던 남부내륙고속철도 조기 착공을 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진해신항 제2신항이라든지,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 등 지역에 여러 현안들이 있다"며 "도주 우려도 없고 증거인멸 우려도 없는데 왜 구속이냐. 무리하게 법정구속한 재판부를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박남현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김경수 지사 도정 복귀추진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정말 만들어져서는 안 되는 위원회가 만들어졌다. 참담하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어제 시민단체와 김 지사의 석방 탄원을 논의했다. 도민들의 마음을 모아 빨리 도정에 복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재판부에 보석 신청 탄원서를 제출하기로 했고, 서명을 받기로 했다. 보석 신청 일정은 오는 20일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김정호 의원은 "당혹스럽기 그지 없다. 참담한 심정이고 입이 바짝 마른다"며 "김 지사는 특검을 요구하고 재판에도 성실히 임했는데 진실은 어디 갔느냐. 저부터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지 않았나 하는 반성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끝난 싸움이 아니다. 촛불은 끝나지 않았다. 양승태 적폐세력이 남아 있다. 투쟁해야 한다. 다시 촛불을 들어야 한다"며 "사법개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김정호 의원은 "경남도정에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여기서 개최하고, 당정협의를 통해 도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경제 살리기를 위해 당이 엄호와 지원을 해서 도정이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시민 발언이 이어졌다. 울먹이며 발언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 중년 남성은 "집에 있다가 허파가 뒤집어지려고 해서 나왔다"고, 김진호(부산)씨는 "어제 부산 NC백화점 앞에서 시민들이 모여 '김경수 지사 무죄'를 외쳤다. 부산에서도 가열차게 투쟁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350만 경남도민은 김경수 도지사의 석방을 호소한다. 김경수를 석방하라. 김경수를 도정으로"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김경수 도정이 보여준 소통, 민생안정, 경제부활정책에 경남도민들은 많은 호응과 함께 적극적인 참여와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며 "경남도민은 김경수 지사를 원한다. 도민은 김경수 지사가 석방될 때까지 한마음으로 단결할 것"이라고 했다.
김경수 지사 석방을 요구하는 집회는 당분간 매주 토요일 오후 경남도청 앞에서 열린다.
한편 '사법농단 세력규탄 및 청산촉구 국민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성창호 부장판사는 드루킹의 진술을 모두 사실로 받아들이는 어처구니없는 판결을 내렸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재판은 일부 집단의 이익과 정치적 보복수단으로 전락한 저급한 판결로 볼 수밖에 없다"며 "김 지사는 사법적폐 세력의 부당한 정치판결의 희생자다. 김 지사가 올바른 판결을 받고 사법적폐 세력들이 뿌리 뽑히는 날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했다.